축구의 시각으로 투자종목을 선정한 투자 보고서가 화제다. 삼성증권은 16일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이 채택한 ‘4-4-2’ 포메이션에 맞춰 한국 증시를 이끌어 갈 11개 종목을 선정했다.
수비진
증시의 ‘포 백’(four back) 라인에는 현대건설(이영표), 오리온(이정수), 신세계(조용형), 현대모비스(차두리)가 꼽혔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활약하는 이영표는 중동에서 오일달러를 벌어들이는 현대건설과 일맥 상통하며,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의 자리에는 경기 방어주이면서도, 최근 중국에서의 선전으로 성장성까지 겸비한 오리온이 차지했다. 순수 국내파이면서도 수비지역을 철통 방어하는 조용형은 전국에 산재한 매장을 기반으로 외국계 할인점의 공세를 막아낸 이마트(신세계의 할인점)와 비슷하며, 현대모비스와 차두리는 각각 전세계 자동차 부품시장과 그라운드에서 폭발적으로 질주한다는 점에서 서로 닮았다.
미드필더
증시의 미드필더는 삼성전자(박지성), 엔씨소프트(김정우), 대한항공(기성용), 제일모직(이청용)이 차지했다. 명성과 실력이라는 측면 모두에서 한국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과 비교되는 종목은 삼성전자이며, 군인이기 때문에 연봉이 95만원 불과한 김정우는 투입 대비 최고 효율을 자랑한다는 점에서 자기자본이익률이 30%가 넘는 엔씨소프트와 견줄만하다.
공격진에 볼 배급을 하는 기성용의 자리는 국내 대표물류 기업인 대항항공이,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이청용은 의류업체에서 전자재료 기업으로 변신한 제일모직과 닮았다.
투톱과 골키퍼
박주영 자리는 금융위기 이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현대차에게 돌아갔고, 투톱의 다른 한쪽인 염기훈은 1인자는 아니지만 꾸준한 성장세로 제 몫을 다한다는 점에서 삼성전기와 비교됐다.
수비진이 무너졌을 경우 실점을 막는 마지막 보험인 골키퍼(정성룡)에 제격인 종목으로는 자동차 손해율(수비진 실수 빈도) 안정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현대해상이 꼽혔다.
삼성증권 정명지 연구원은 “축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증시 베스트 11을 선정했으며, 선수들의 특징에 부합하는 종목을 고르다 보니 일부는 해당 업종에서 ‘베스트’라고 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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