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심리전을 선언했다. 다혈질인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동요시켜 스스로 허점을 드러내도록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괄괄하다. 자기 통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
사령탑 디에고 마라도나부터 '움직이는 화약고'에 다름 아니다. 선수들을 안정시키기에 앞서 자신이 먼저 흥분한다. 선수 시절부터 온갖 기행을 일삼았다. 감독이 된 후에도 성질은 여전하다.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지역 예선을 통과한 후 기자회견에서 욕설을 퍼부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한국의 심리전이 효과를 볼 경우 마라도나 감독이 도화선이 될 가능성도 있다.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는 만능 공격수다. 박지성(맨유)은 "한 두 명이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테베스는 '럭비공'이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
남아공 월드컵 지역예선 도중 테베스는 두 차례나 퇴장을 당해 팀을 곤경으로 몰아 넣었다. 테베스는 2007년 4월 콜롬비아전 전반 25분 상대 수비수를 걷어 차 레드 카드를 받았고 결국 팀은 1-2로 졌다. 당시 테베스는 상대 선수들의 거친 태클에 신경이 곤두선 나머지 돌출 행동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테베스는 2008년 9월에도 파라과이 선수들의 도발에 넘어가 과격한 태클로 그라운드에서 쫓겨났다. 아르헨티나는 1-1로 비겼다.
아르헨티나의 주장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리버풀)는 상대 공격수의 존재감을 지울 만큼 강력한 수비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불 같은 성질로도 유명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고를 자주 받는 선수 중 하나다. 2008년 3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라이벌전에서는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주심에게 욕설을 해 퇴장 당했다.
베테랑 수비수 가브리엘 에인세(올림피크 마르세유)도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시절 불필요한 파울로 패배의 단초를 제공한 적이 많다. 상대 공격수와 몸싸움이 가열되면 팔꿈치 사용을 서슴지 않는다. 설기현(포항)은 레딩(잉글랜드)에서 활약하던 2006년 맨유와의 경기에서 에인세의 팔꿈치에 얼굴을 얻어 맞은 적이 있다.
요하네스버그(남아공)=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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