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출신 작가 안승갑(51)씨가 동료 노숙인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기 위해 강단에 섰다.
서울시는 안씨가 15~16일 노숙인보호시설인 중랑구 자활주거복지센터와 서대문구 서대문사랑방에서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한다고 15일 밝혔다.
1982년 원광대 원예과를 졸업한 안씨는 재학 중 결혼해 슬하에 1남1녀를 뒀지만 99년 가진 것을 다 잃고 이혼한 후 영등포역 대합실 등에서 11년 동안 노숙했다. 한때 자살을 시도했지만 지난해 서울시가 노숙인과 저소득층에게 자립의지를 심어주고자 개설한 '희망의 인문학' 과정을 거친 후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는 과정을 수료한 뒤 고통 속에서 버텨온 노숙생활의 어려움과 향후 인생계획 등을 담은 수필집 라는 책을 냈으며 올해 초에는 서울시립대에 취직해 성공적으로 사회에 복귀했다.
안씨는 "누구나 인생을 살다 한 두 번 실패할 수 있으니 노숙인이라고 자학하지 말고 자존감을 갖고 자신을 사랑하라"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가족과 이웃을 사랑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희망의 끈을 절대 놓아서는 안 된다"며 "고통을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숙인의 정서지원을 위해 추진한 희망의 인문학 과정에서 안씨는 누구보다 강한 자활의지를 보였으며 이제 다른 사람을 이끄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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