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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 회장'에 금융권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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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 회장'에 금융권 긴장

입력
2010.06.1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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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었다.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이 '마침내' KB금융지주호(號) 선장에 올랐다. 현 정부 들어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KB금융지주 회장까지 금융권의 요직 인선 때마다 늘 0순위 후보였던 그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곳은 국내 최대 민간 금융그룹의 수장. 금융권은 강한 추진력과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정권 실세'의 등장에 긴장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경영학과 교수지만 국제금융을 전공한 경제학자"라고 밝힐 정도로 국내외 금융 사정에도 밝다. 고려대 총장 시절, 학교 발전을 위해 천문학적 기부금을 끌어 모으며 'CEO형 총장'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지만 화려한 경력의 '외향적' 교수이기도 하다.

군사정권 시절 정부 금융발전심의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했고, 1990년대 초반에는 비상임 금융통화운영위원을 지냈다. 외환위기 직후 국제금융센터 초대 소장을 역임했고 이어 맡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심사소위 위원장 시절에는 서울은행 매각 등 은행권 구조조정을 진두 지휘해 구조조정 전문가의 면모도 발휘했다.

임석식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은 "어 내정자가 금융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과 지위에 있었고 고려대 같은 큰 기관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등 경륜과 경험이 풍부한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어 내정자가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곡절도 많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2년 후배로 현 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에 내정됐으나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져 중도 낙마했다. 올 초 한은 총재 인선에서도 막판까지 유력 후보로 거론되다 '도덕성 논란'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말 KB금융 회장 인선 때는 강정원 국민은행장,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 등과 함께 최종 후보군에 들었으나 본인이 면접을 고사했다. 이달 들어서도 최종면접 직전까지 "회장이 사실상 내정됐다", "회추위 논의 절차에 외압이 작용했다"는 등 음모론이 퍼지면서 '관치' 의혹을 사기도 했다. 금융권에서 '음모론 후유증을 가라앉히는 게 어 내정자의 첫 과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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