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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뒷말 많은 공공기관장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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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뒷말 많은 공공기관장 평가

입력
2010.06.15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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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 해임, 19명 경고'로 마무리 된 공공기관장 평가결과(15일)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정부나 민간 평가단은 15일 결과를 발표하면서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했다"고 했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허점이 눈에 띄는 게 사실이다.

우선 기관 평가와 기관장 평가 결과가 극명히 엇갈리는 것을 납득하기 쉽지 않다. 한국철도공사의 경우 기관 평가에서는 평균에도 못 미치는 C등급에 그쳤지만, 기관장 평가에서는 최고 등급인 '우수' 판정을 받았다. 오케스트라는 별 볼일 없지만 지휘자는 훌륭하다는 얘긴데, 이게 과연 성립될 수 있는 명제인지.

거꾸로 한국고용정보원은 기관은 A등급을 받은 반면 기관장은 '미흡'에 그쳤다. 이러니 기관 실적과 무관하게 정부의 시책을 얼마나 잘 따르느냐가 기관장 평가를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올해부터 기관장 평가를 임직원 성과급에 반영하기로 한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기관장과 임직원들이 혼연일체가 돼서 공공기관 선진화에 적극 나서달라는 취지겠지만, 높은 실적을 내고도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 기관장을 맞았다는 이유로 임직원들이 불이익을 당해야 되는 건 불합리하다.

평가의 실효성도 문제다. 기관장 평가에서 2년 연속 '경고'를 받아 해임 건의 대상이 된 3명의 기관장은 한결같이 이미 자리에서 물러난 뒤였다. 심지어 평가 결과발표 불과 며칠 전에 사퇴를 하고 다른 기관장으로 옮긴 경우도 있었다.

금융기관장의 경우엔 아예 '평가 따로, 성과급 따로'다. 평가는 기획재정부가 하지만, 성과급 지급률은 금융위원회가 결정하는 탓이다. 이럴 바엔 왜 평가를 하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신의 직장'얘기를 듣는 곳들인 만큼, 정말로 엄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낙하산 타고 내려간 기관장들이 상당수인 만큼, 대충 넘어가선 곤란하다. 하지만 평가규칙은 객관적이어야 하고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행여라도 '길들이기'차원의 평가라면, 안 하느니 못할 것이다.

이영태 경제부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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