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투타 동반 ‘트리플크라운’(3관왕)의 주인공 류현진(23ㆍ한화)과 이대호(28ㆍ롯데)가 4년 만에 또 다시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있다.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사상 초유로 같은 선수들의 두 번째 동반 3관왕도 점쳐지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투수는 선동열(1986, 89~91년)과 류현진(2006년), 타자는 이만수(1984년)와 이대호(2006년)만 달성했다.
류현진-적수가 없다
류현진은 말이 필요 없는 국내 최정상급 투수다. 15일 현재 평균자책점 부문서 유일한 1점대(1.65)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등판한 1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치는 괴력을 보이고 있다. 2위 송은범(2.38ㆍSK)을 여유 있게 앞서고 있어 류현진이 손에 넣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타이틀이다. ‘전공’인 탈삼진에서도 89개로 2위 카도쿠라(78개ㆍSK)에 11개 차로 앞서 있다.
트리플크라운 달성에 가장 변수가 되는 것이 다승부문이다. 현재까지 8승을 올린 류현진은 다승 1위 양현종(9승ㆍKIA)에 1승 뒤진 공동 2위로 순항 중이다. 그러나 승수는 투수의 개인 능력으로만 쌓을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전력이 약한 한화 타선이 얼마나 뒷받침해주느냐가 관건이다. 다행히 홈런 1위 최진행(18개)과 김태완이 김태균(지바 롯데)과 이범호(소프트뱅크)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고, 여기에 장성호가 가세해 타선이 한층 두터워졌다.
류현진은 2006년 평균자책점 2.23에서 18승(6패), 탈삼진 204개로 신인 최초로 트리플크라운을 거머쥐었다.
이대호-순도 높은 3관왕 재도전
이대호는 2006년 타자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고도 류현진에게 최우수선수(MVP)를 내 줬다. 류현진에 비해 ‘순도’가 낮았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이대호는 2006년 투고타저 현상 속에 타율 3할3푼6리, 26홈런, 88타점으로 3관왕에 올랐다.
그러나 올 시즌은 그 때와 다르다. 14일 현재 이대호는 타율 3할6푼3리로 타격 1위를 달리고 있고, 홈런(15개)과 타점(53개)은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던 2006년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홈런과 타점에서도 1위에 등극할 수 있느냐는 것인데, 타점은 팀 선배인 홍성흔이 69개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홈런은 가르시아(17개) 최진행과 시즌 끝까지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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