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카드 하나로 호주 교민들이, 아니 전 세계 교민들이 단결할 수 있어요.”
15일부터 나흘간 서울과 강원 횡성에서 열리는 ‘2010 세계한인회장대회’ 참석차 한국을 찾은 김병일(64) 호주시드니한인회장은 발표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78개국 400여명이 참여하는 이 행사에 그를 비롯해 세 명이 한인회 운영사례를 특별 발표하게 된 것이다. 14일 서울 잠실동 롯데호텔월드에서 만난 김 회장에게 발표 내용을 묻자 그는 양복 안 주머니에서 ‘호주시드니한인회 멤버십 카드’라고 쓰인 금색 카드 한 장을 꺼내 보였다. “이거 하나로 한인 사회 경제활성화, 인적 네트워킹 확대, 효율적인 한인 정보망 구축 등 세 가지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지난해 8월 한인 10만 여명이 거주하는 시드니의 한인회장을 맡은 그는 한인회비(연간 20호주달러)를 납부하는 한인들에게 무료로 이 카드를 발급해주고 있다. 카드를 소지한 한인은 가맹 여행사ㆍ음식점ㆍ교육기관ㆍ병원 등 한인운영 사업체 및 호주에 진출한 한국기업으로부터 가격 할인, 특별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올해 3월 도입해 불과 3개월 만에 한국 내 병원 네 곳을 비롯해 벌써 사업체 140여 개, 한인 800여명이 가입했다. 그는 “한인 사회를 결속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다가 낸 아이디어”라며 “앞으로 매년 5,000명씩 회원을 늘려 동포사회를 더욱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사례 발표 때 이를 전 세계 퍼져 있는 한인사회에 확대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각국 한인회도 멤버십 카드를 발급하고, 회원은 전 세계 어디서나 혜택을 누리도록 해 한인사회 및 모국과의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자는 취지. 그는 “한국 정부가 전 세계에 퍼진 750만 해외 동포들을 끌어 안아야 선진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한인 멤버십 카드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각국에 흩어진 유태인들이 막강한 경제력을 갖춰 중동지역의 강국으로 자리잡은 이스라엘을 예로 들며 동포 사회에 대한 인식변화도 촉구했다. “국민과 정부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재외 동포를) 도피자쯤으로 바라봤어요. 저도 그랬죠. 그런데 요즘은 사업 투자, 학업 등 명확한 목표를 갖고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편견도 좀 바뀌었으면 좋겠네요.”
1992년 한 대기업 중견간부로 일하다 가족과 함께 호주 시드니로 이민 온 김 회장은 현지에서 여행사 유학상담소 취업이민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시드니한인상우회’ 초대회장 등을 지냈다.
글ㆍ사진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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