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임명한 티베트 불교의 2인자인 제11대 판첸 라마 기알첸 노르부(20)가 처음으로 대중 앞에서 설법을 했다고 신화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전생활불(轉生活佛)을 뜻하는 판첸 라마는 티베트에서 최고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라마 다음 가는 위치의 인물이다.
노르부는 티베트 남부의 시가체 타시렌포 사원에서 15, 16일 오전 승려 800여명과 신도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티베트 정통파 불교의 개혁자인 총카파(1357~1419)가 역설한 깨달음에 관한 '3가지 원칙의 길'을 설법했다.
타시렌포 사원은 1447년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로 전통적으로 판첸 라마가 거주하던 곳이다.
노르부는 1995년 중국정부에 의해 판첸 라마로 임명됐다. 중국정부는 망명 중인 달라이 라마의 역할을 대체하기 위해 노르부를 적극 지원하며 그의 영향력을 키워주고 있다. 노르부는 올들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으로 임명됐고, 중국 불교협회 부회장으로서 활동하면서 중국 중앙정부에 '협조'하고 있으나 티베트 불교도 대부분은 노르부를 진정한 판첸 라마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노르부는 4일 라사에 도착한 뒤 티베트 주요 사찰을 돌며 영향력 확대에 주력해왔다. 일각에서는 시가체 타시렌포 사원에서의 노르부의 설법 행사에 승려와 신도들이 '동원'됐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달라이 라마가 1995년 판첸 라마의 환생이라고 지명한 겐둔 치에키 니마는 지명 직후 실종됐으며, 현재까지 아무런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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