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대표팀이 그토록 많은 시간을 할애한 '고지대 적응도'가 드디어 평가 무대에 오른다. 14일(이하 현지시간) 휴식을 취한 대표팀은 15일 오전 루스텐버그 올림피아파크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치른 후 아르헨티나와의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이 열리는 요하네스버그로 이동한다.
해발 1,753m 고지인 요하네스버그는 지난달 22일 대표팀이 출국한 후 머무는 곳 중 고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대표팀의 고지대 훈련은 저지대에서 좋은 성과를 봤다. 해발 1,000m 이상의 고지대에 줄곧 머물러온 대표팀은 해발 0m인 해안 도시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1차전에서 체력적으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고지대 훈련이 요하네스버그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상대적으로는 아르헨티나보다 한국이 불리하다.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24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캐나다를 상대로 마지막 평가전(5-0)을 치른 후 곧바로 프리토리아로 이동, 고지 적응력을 길러왔고, 사커시티에서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첫 판(1-0)을 치러 현지 적응을 마친 상태다.
반면 한국은 저지대에서 경기를 치른 후 고지대 경기에 나선다는 점에서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체력적인 부분도 우려되지만 더욱 우려되는 것은 볼 감각이다. 허정무 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14일 기자회견에서"고지대에 대한 준비를 했지만 실전에서는 볼 스피드가 빨라지는 특성에 빨리 익숙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볼 궤적을 판단하기 어렵고 스피드가 빠른 자블라니의 특성을 고려할 때 대표팀이 볼 컨트롤에 애를 먹을 가능성은 높아진다. 염기훈(수원), 이동국(전북) 등은 최근까지 자블라니 적응에 난색을 표했다. 상대적으로 체력적인 걱정은 덜해도 될 듯 하다. 대표팀은 파주에 소집된 이후 산소 텐트, 산소 마스크 등 다채로운 장비를 동원해 '저산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루스텐버그(남아공)=김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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