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의 어이없는'알까기'로 동점골을 내준 것도 억울한데 방송 사고로 선취골 장면도 못 봤으니 열 받을 만하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한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얘기다.
잉글랜드 축구팬 중150만명이 13일(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월드컵 C조 예선인 미국전에서 스티븐 제라드의 득점 순간을 생중계로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대중지 더선은 14일 "ITV가 제라드가 선취골을 넣는 순간 현대자동차의 광고를 내보내 150만명의 시청자가 득점 장면을 놓쳤다"고 보도했다.
HD채널을 통해 잉글랜드-미국전을 생중계하던 ITV는 전반 4분 제라드가 수비수를 제치고 재치 있는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가르는 결정적인 순간에 20초간 느닷없이 현대자동차의 광고를 내보내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150만명의 잉글랜드 시청자는 남아공 월드컵의 첫 골을 놓친 뒤 전반 40분 골키퍼 로버트 그린이 미국의 클린트 뎀프시의 평범한 중거리슛을 뒤로 흘리는 어이없는 상황만 보게 된 셈이다.
이번 방송 사고 후 비상대책회의까지 가진 ITV는 "HD채널을 송출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 시청자들에게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방송사측의 사과에 대해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ITV가 일시적인 방송 중단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광고 효과를 높이기 위한 '계획된 사고'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한 시청자는 "제라드의 선취골은 생중계로 보지 못하고 선수들이 기뻐하는 장면만 봤다. ITV가 이날 경기를 망쳤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ITV는 지난해 잉글랜드 FA컵 결승전인 리버풀-에버튼전에서도 결승골 장면이 터지는 순간 광고를 내보내 말썽을 일으켰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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