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4일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 관련 법안에 대한 국회의 표결을 요청한 것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국회로 넘어온 건데…"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밝힌 세종시 국회 표결 처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모든 결정은 대통령께서 심사숙고해서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세종시 수정안에 강력 반대해온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세종시 수정안 관련 법안이 이미 국회로 넘어온 만큼 국회 절차를 밟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언급으로 해석됐다. 국회가 논의 또는 표결 절차를 밟는 데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정부가 스스로 수정안을 철회해야 한다'는 야당의 반응과는 뉘앙스에서 다르다.
박 전 대표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언급은 세종시 수정안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 만큼 대통령과 정부도 어떻게 할 수 없으며, 국회가 절차대로 처리하면 된다는 뜻"이라며 "국회 절차에는 표결도 있고 이런저런 다른 절차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회 절차에 따르면 된다는 점을 말한 것이지,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동의했다 아니다는 그런 차원으로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측이 이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직간접적으로 박 전 대표에게 사전 통보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으나 이 의원은 이에 대해"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친박계 내부에서 '박근혜 당 대표론' 공론화 움직임이 나와 주목된다. 친박계 중진인 홍사덕 의원은 이날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이 준 메시지는 당내 화합"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박 전 대표가 당을 맡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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