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비(非)정세균 진영 당 대표 후보인 정동영 의원과 손학규 전 대표는 아직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하진 않았다. 주변에선 "주도권을 쥐어 야당을 바꿔야 한다"며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묵묵부답이다.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손 전 대표는 2008년 통합민주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뒤 강원 춘천시에서 2년여 칩거해왔다. 그러다 6ㆍ2 지방선거를 계기로 야권 단일화를 중재하며 중앙 정치무대에 복귀했다. 선거가 끝났지만 춘천에 돌아가지 않고 서울 종로구 자택에 머물며 선거 때 인연이 닿았던 인사들을 챙기고 있다. 13일엔 이광재 강원지사 당선자와 함께 산행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 전 대표의 행보가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한 측근은 14일 "전대에 나와야 한다는 주변의 요청이 있지만 손 전 대표는 아직 결정을 내린 게 없다"며 "2012년 선거 승리를 위한 민주당 체질 변화, 외연 확대, 야권연대라는 화두를 갖고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정 의원의 경우도 고민의 틀은 유사하다. 한 측근은 "지금은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의에 집중해야 할 때지 당권 같은 내부 문제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게 정 의원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주로 6월 국회 외통위 활동을 준비하며 지방선거 출마자 등 사람들을 두루 만나고 있다. 쇄신연대 등 비당권파 의원을 중심으로 정 의원이 직접 출마하거나 박주선 천정배 추미애 의원 등 다른 주자를 도와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그러나 그는 "때를 보자"며 말을 아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은 7ㆍ28 재보선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정세균 대표가 지휘한 재보선 결과가 좋지 않다면 대안론을 앞세워 차기 대표 경쟁에 뛰어들 수도 있다. 물론 민주당 대표 도전보다는 당 외곽에서 야권 전체를 아우르며 대선을 준비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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