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고 활력있는 정당론 배경과 전망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대국민 연설에서 '젊고 활력 있는 정당론'을 강조하자 발언 배경과 젊은 리더의 면면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단도직입적으로 "시대를 주도하는 젊고 활력 있는 정당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내각과 청와대에도 젊은 인물을 대거 기용할 방침이므로 당도 변화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7월 중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해 개최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나라당의 환골탈태를 주문한 셈이다. 여기에는 당정청을 모두 젊게 만들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을 위한 새로운 활력으로 삼겠다는 구상도 묻어있다. 또 쇄신 운동에 나선 당내 소장파들에게 '단순히 남을 공격하기 보다는 힘을 모아 젊은 리더를 키우라'고 권고한 셈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의 '젊은 정당론'은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 안팎에서 제기된 '세대교체론'과 맥을 같이 하는 인식이다. 특히 소장파들은 30,40대 젊은층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 것이 선거 패배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젊은 층과의 소통 강화 차원에서도 리더십의 세대교체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계속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일단 '젊은 정당론'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다. '민본 21' 에 소속된 한 초선 의원은 "당의 지도부 면모를 젊고 개혁적으로 일신하는 것은 국민에게 변화 의지를 보인다는 측면에서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거론되는 세대교체 후보군들도 많다. 주로 40대 후반~50대 초반인 이들을 '4후 5초 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고 합리적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세대교체론에 부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후보군으로 임태희(54) 노동부장관 원희룡(46) 나경원(47)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또 남경필(45) 권영세(51) 의원은 7월 전당대회 출마를 고려 중이다. 원외 인사로 김태호(48) 경남지사도 거명된다. 이들은 당 대표 또는 최고위원에 도전할 수 있는 인물들로 평가된다. 광역단체장이긴 하지만 오세훈(49) 서울시장도 간접적으로 당의 리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초선 그룹 중에는 개혁 성향 모임인 '민본 21' 리더격인 김성식(52) 의원이 초선들의 지지를 얻어 7월 전대에 나설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이밖에 초선 중 권영진(48) 조해진(47) 황영철(45) 의원 등도 차세대 기대주로 꼽힌다.
젊은 정당론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회의적 반응도 나온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세대교체론이 관철되리라고 장담하긴 어렵다"며 "단순히 나이가 젊은 인물로 당의 얼굴만 바꾼다고 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리더십이 있어야 세대교체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젊은 정당론'은 기존의 유력 대선주자들인 박근혜, 정몽준 전 대표를 견제하는 논리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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