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는 14일 "자리에 연연하지 않지만 적어도 당분간 국정을 수습하도록 하겠다"며 정치권 일각의 조기 사퇴론을 사실상 거부했다.
정 총리는 이날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출석, 사퇴 의향을 묻는 한나라당 김성식, 민주당 유선호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파상 공세에 진땀을 흘렸지만 시종 의연함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정 총리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해 청와대 인적 쇄신을 건의하려다 불발에 그쳤다는 언론보도에 관해선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다만 정 총리는 "지난 3일 대통령과의 주례 회동에서 사의를 표명했느냐"는 민주당 김유정 의원의 질문에는 "저의 거취가 일하는데 부담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씀을 드렸고 사의 말씀도 드렸다"고 인정했다.
이날 정 총리는 "역사의식과 애국심이 있으면 정략적으로 만든 세종시 원안을 지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또 "총리가 될 때 세종시 수정을 절대적 목표로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민주당 조배숙 의원의 질문에도 "'세종시 총리'라고 불리는 것은 부끄럽지 않지만 세종시만을 위해 총리가 된 것은 아니다"고 적극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정 총리는 김유정 의원에게 "말장난 하지 말라"고 말했다가 사과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김 의원이 지방선거에서 관권 선거 의혹을 제기하자 정 총리는 "앞으로 고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이 "고치겠다면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냐"고 거듭 몰아세우자 정 총리는 "말장난 하지 말라"고 대답, 김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정 총리는 "표현을 잘못했다"고 즉각 사과하며 상황을 마무리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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