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단독 중계를 강행한 SBS는 남는 장사를 하고 있을까.
12일 한국과 그리스의 경기는 예상대로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가 집계한 전국 평균 시청률은 48.0%, 시청 점유율은 61.3%였다. 가뿐히 주간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 수치를 놓고 해석이 복잡하다.
SBS로서는 일단 이익이다. 월드컵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높은 시청률로 확인된 만큼 광고 판매는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SBS는 한국ㆍ그리스전 광고 판매로만 70억원가량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시청률을 보면 SBS의 이익 규모를 추측할 수 있다. 1998년부터 2006년 월드컵까지 SBS가 기록한 최고 시청률은 25.5%(2002년 한국ㆍ폴란드전)였다.
그러나 역대 월드컵 시청률과 비교하면 이 시청률은 낮은 수치다. 1998년 이후 지상파 3사가 공동 중계한 월드컵 한국팀 경기의 합계 시청률은 70%를 넘었다. 그런데 이 또한 SBS에겐 나쁘지 않은 결과다. SBS는 단독 중계의 명분 중 하나로 "월드컵을 보지 않는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실제 12일 한국팀 경기 중계와 겹친 시간대의 KBS2 TV 주말연속극 '수상한 삼형제'는 22.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의 선방으로 보이는 이 수치는 한편으로 SBS의 입장을 방어하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61.3%라는 월드컵 시청점유율은 거꾸로 말하면 40% 가까운 시청자가 월드컵 중계가 아닌 다른 프로그램을 선택했다는 뜻인데, 이는 "같은 스포츠 경기를 여러 채널이 중계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의 근거로 손색없다.
그러나 월드컵 방송에서 불거진 문제는 오롯이 SBS가 떠안아야 할 부담이다. 12일 경기 직후에 진행된 박지성 선수의 인터뷰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같은 날 밤 아르헨티나ㆍ나이지리아전에서는 해설이 이중으로 방송되기도 했다. 캐스터의 진행 미숙, 해설자의 자질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SBS는 13일 한때 홈페이지 게시판을 폐쇄하기도 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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