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이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하자 지난달 하순 국가의 식량배급 중단을 인정하고 24시간 시장 거래를 허용하면서 주민들에게 식량 자급자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인권단체 '좋은벗들' 이사장인 법륜 스님은 14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5월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현재 조선의 식량 사정에 관하여'라는 지시문을 내려 보냈다고 밝혔다.
법륜 스님에 따르면 이 지시문은 화폐개혁 이후 식량 사정이 계속 나빠져 국가 차원의 식량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주민들이 각자 알아서 식량을 구하고 당, 내각, 국가보위부 등 관련 기관들은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시장 거래를 24시간 공식 허용하고, 무역기관에 속하지 않은 개인에게도 대중국 무역을 적극 장려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법륜 스님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이후 기대했던 식량 지원이 이뤄지지 않자 노동당이 할 수 없이 '5ㆍ26 당 지시'를 내린 것 같다"면서 "이번 식량 위기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어 1990년대와 같은 대규모 아사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륜 스님은 화폐개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박남기 전 당 계획재정부장의 처형설과 관련, "박 부장과 다른 1명을 종파주의자에 매수된 간첩으로 몰아 내각의 과장급 이상과 평양시 중간 간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순안사격장에서 공개 처형했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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