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는 피해 보상기금을 미리 설치, 관련 보상을 확실히 하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5일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 연설을 한다. 백악관 집무실에서, 그 것도 저녁 8시 프라임 타임 때 이뤄지는 이번 연설의 핵심은 사고 당사자인 BP의 책임과 의무를 명확히 하는 한편, 완전하고도 충분한 보상과 피해지역 원상복구를 촉구하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설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14일부터 사고 발생 이후 4번째로 멕시코만 3개주를 찾아 피해상황을 재점검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16일 칼 헨릭 스반베리 회장 등 BP경영진을 백악관으로 직접 불러 사고 수습과 피해보상을 협의한다. 형식은 협의이지만, 사실상 BP를 고강도로 압박해 제3자가 관리하는 ‘에스크로(피해 보상금의 사전 예치)계정’ 설치를 정식 요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는 원유유출 사고에 따른 전체 피해규모가 파악될 때까지 BP가 가용자금을 주주 배당금 등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고, 최악의 경우 BP가 파산하더라도 피해보상이 확실히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보상금의 사전 예치 규모와 관련, 약 200억 달러를 상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월 발생한 원유 유출 사고가 앞으로 몇년간 미국민의 정서를 바꿔 놓을 것이라는 점에서 9ㆍ11 테러에 비유했다. 그는 13일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취약점에 대한 견해나 외교정책이 9ㆍ11 테러 이후 형성됐듯이 이 재앙(원유유출 사고)이 앞으로 몇년간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우리의 사고방식을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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