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를 꺾고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동유럽의 복병’ 슬로베니아가 ‘사막의 여우’ 알제리를 잠재웠다.
슬로베니아는 13일(한국시간) 폴로콰네에 위치한 피터 모카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34분에 터진 미드필더 로베르트 코렌의 결승골로 알제리를 1-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슬로베니아는 승점 3을 획득, 조 1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는 양국의 첫 A매치이자, 사실상 예선 탈락 여부를 가르는 생사의 결전이었다. 같은 C조에 속한 잉글랜드, 미국에 비해 전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 두 팀 입장에선 이 경기에서 반드시 승점 3을 얻어야만 16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
벼랑 끝에 선 두 팀은 경기 시작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유럽 축구의 강호였던 구 유고슬라비아연방의 일원이었던 슬로베니아와 주전 11명 중 9명이 프랑스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알제리 모두 길고 빠른 패스를 앞세우는 유럽식 전술을 구사, 경기는 ‘창과 창’의 팽팽한 대결로 이어졌다.
슬로베니아는 경기 초반 코렌을 주축으로 알제리를 강하게 압박하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져 좀처럼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3분 잉글랜드에서 활약 중인 간판 수비수 나디르 벨하지의 위협적인 프리킥으로 공격의 포문을 연 알제리는 전반 30분 이후부터 측면 공격을 통해 반격에 나섰다. 알제리는 전반 35분 코너킥 기회 때 수비수 라피크 할리시가 날카로운 헤딩슛을 날렸지만 아쉽게도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득점 없이 후반전을 맞은 두 팀의 균형을 깬 것은 후반 24분 알제리 공격수 압델카데르 게잘의 퇴장이었다. 전반에도 상대 선수를 수비하다가 경고를 받았던 게잘은 슬로베니아 문전으로 쇄도하다가 크로스 된 공을 손으로 건드려 또다시 경고를 받았다. 수적 우세를 앞세워 적극 공세에 나선 슬로베니아는 알제리의 페널티 지역 외곽에서 날린 코렌의 중거리 슛으로 알제리의 왼쪽 그물망을 가르며 승리를 얻었다.
앞서 벌어진 C조 1차전 잉글랜드와 미국의 경기는 1-1로 비겼다. 월드컵에서 60년만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이날 경기에서 잉글랜드는 전반 4분 스티븐 제라드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전반 40분 골키퍼 로버트 그린의 결정적 실책으로 동점골을 내줘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폴로콰네(남아공)=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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