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인 100명 중 14명 가량이 정서ㆍ신체적 학대 등을 경험한 적 있으며, 이런 학대의 대부분이 자녀와 자녀 배우자(며느리 사위)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해 처음 전국 단위로 노인 학대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1년간 전국 노인 6,745명과 일반인 2,000명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체 노인의 13.8%가 학대받은 적이 있으며 5.1%는 노인복지법상 금지된 신체ㆍ경제ㆍ성적 학대, 유기 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65세 이상 노인이 535만명임을 감안하면 73만8,000명이 학대를 경험한 셈이다. 학대 유형별로는 정서적 학대(67%)가 가장 많았고 방임(22%), 경제적 학대(4.3%), 신체적 학대(3.6%) 등 순이었다.
학대 가해자는 자녀가 50.6%로 가장 높았고, 배우자 23.4%, 자녀의 배우자 21.3%였다. 가해자의 54.9%는 40∼59세 연령대였으며, 학력별로는 초등학교 졸업자가 40%로 가장 많았으나 대학 및 대학원 졸업인 고학력 학대 행위자도 14.8%에 달했다.
복지부는 이 조사를 근거로 노인 학대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노인에게 폭력을 가한 자의 처벌 수준을 기존 7년 이하의 징역에서 10년 이하로 높이고, 존속 폭행 시 피해자가 원치 않아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노인 폭력에 대해 반의사 불벌죄 적용을 배제토록 할 방침이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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