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7일 발생한 서울 영등포구 초등학생 납치 성폭행 사건(본보 9일자 16면, 10일자 16면, 11일자 1ㆍ17면)의 피의자 김모(45ㆍ구속)씨가 다른 범죄를 더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김씨의 DNA를 분석한 결과, DNA 샘플이 보관된 기존 성폭력 사건 피의자들의 것과 일치한 건 아직 없지만 샘플이 없거나 신고가 되지 않은 성범죄가 있을 수 있어 여죄를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의 계좌추적과 휴대폰 통화 내역 및 온라인 채팅 내용 분석을 통해 추가 범죄 단서를 캘 방침이다.
경찰은 10대 여자 친구와의 동거 및 임신설 등에 대해서는 "김씨가 주변에 말한 적은 있지만 조사 과정에서는 부인하고 있어 현재로선 불확실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말께 현장 검증을 거쳐 김씨를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한편, 김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정신병원에서 상담과 약물 치료를 받았다"고 강조했지만 사건 당일 행적은 평소와 다름 없는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후 김씨가 들렀다는 영등포로터리 인근 사우나의 폐쇄회로TV를 확인한 결과, 특이한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 사우나 직원 곽모(39)씨는 "한 달에 2,3회씩 들렀는데 사건 당일도 샤워를 하고 잠만 자는 등 특별한 점은 없었다"며 "말수가 거의 없고 팔뚝과 몸 여러 곳에 문신이 있긴 했지만 흉악한 범죄자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신병력에 대해 너그러운 형사법 체계를 잘 알고 있어 본인에게 유리하도록 이미지를 형성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반사회적 성격장애'특성상 범행에 대해 전혀 죄의식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성기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