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에 나서는 심판들이 때아닌 영어 ‘욕설’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언어가 다른 국가들의 예선을 맡아야 하는 심판들이 경기에 나선 선수들로부터 모욕적인 욕설을 듣거나 몸 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 할 경우, 경고 등으로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각 나라의 비신사적 행위를 학습해 두는 것이다.
당장 13일(한국시간) 남아공 루스텐버그의 로열 바포켕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C조 잉글랜드와 미국의 경기에 배정된 브라질 심판들이 경기를 코앞에 두고 영어 욕설 공부 삼매경에 빠졌다. 이 경기에 나서는 주심은 카를로스 시몬, 부심은 로베르토 브라츠와 알테미르 하우스만으로 모두 브라질 사람들이다. 하우스만 부심은 한 브라질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경기 중 선수들이 뱉을 수 있는 거친 말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영어로 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잡아내기 위해 공부 중”이라고 말했다. 심판들은 욕뿐만 아니라 영국과 미국에서 사용되는 모욕적인 행동도 잡아내기 위해 이를 배우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영어 욕설 공부에 특히 정성을 쏟는 이유는 이 경기에 입이 거칠기로 소문난 웨인 루니(25)가 출전하기 때문이다. 잉글랜드의 주전 공격수인 루니는 지난 8일(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현지 프로축구팀 플래티넘 스타즈와의 친선경기에서도 심판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가 경고를 받았다. 심판들은 뜨거운 날씨에 경기를 치러야 하는 13일 경기에도 루니가 홧김에 짜증 섞인 욕을 내뱉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옐로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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