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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달연 할머니 사연 담은 그림책 '꽃할머니' 헌정식한·중·일 작가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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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달연 할머니 사연 담은 그림책 '꽃할머니' 헌정식한·중·일 작가 공동 기획

입력
2010.06.1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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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에 일본군 '위안부'가 어떤 곳인지 처음 알았죠(흐느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언젠가 그림으로 그려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이 50이 되니 그 꿈을 이루네요."

9일 오후 7시 위안부 피해자 심달연(82) 할머니의 삶을 담은 그림책 (사계절)의 헌정식이 열린 대구 곽병원 문화센터강당. 이 책의 작가 권윤덕(50)씨가 준비한 헌사를 읽어 내려가다 '위안부' 대목에서 잠시 목이 메였다.

그러자 분홍색 한복에 숄을 어깨에 걸쳐 한껏 치장한 심 할머니도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장내 분위기도 숙연해졌다. 그림책 내용이 강당에 마련된 스크린을 통해 나오자 심 할머니는 당시 겪은 고통이 떠오른 듯 잠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헌사를 마친 권씨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라며 책을 건넸고, 심 할머니는 책을 펼쳐 보고는 "우째 이리 잘 그렸노"라며 웃었다.

한ㆍ중ㆍ일 작가 10여명과 출판사가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공동기획한 평화 그림책의 첫 작품 가 출간됐다. 1940년 열두 살의 어린 나이에 위안부에 끌려가 고통 당한 심 할머니 증언이 뼈와 살이 됐다.

심 할머니는 대만 중국 등지로 끌려갔다 종전 후 고국에 돌아와 현재 대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치료를 받으며 먼저 떠난 동생의 손자와 살고 있다. 권씨는 "3년 전 스케치를 시작하면서부터 몸과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모든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전쟁으로 고통 받고 희생된 모든 여성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했다.

는 무엇보다 3국이 함께 제작한 데 의미가 크다. 먼저 근대 일본의 동아시아 침략을 반성하고 어린이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자는 내용에 공감한 한ㆍ일 작가들이 2006년 첫 모임을 가졌고, 이듬해 중국이 가세했다. 이후 3국은 수 차례 토론과 협의를 거쳐 제작에 들어가 결실을 맺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3국 공동 출간으로 기획됐는데, 일본이 민감한 사안이라며 난색을 표한 것. 이에 작가와 편집자들이 직접 나서 현지 독자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반응을 모니터링했다. 다행히 정직한 역사교육에 공감하는 반응이 다수여서 예정대로 올해 10월께 중국과 일본에서도 이 책을 출간한다. 이날 심 할머니가 어깨에 걸친 숄을 선물한 일본 작가 하마다 게이코(63)씨는 "이런 비극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달 말 비무장지대를 다룬 두 번째 작품 이 출간되는 것을 비롯 3국은 내년까지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담은 책 12권을 낼 예정이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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