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각종 징크스에 시달리기로 유명한 팀이다. 대표적으로 2008년 전까지 4강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SK전 11연패도 최근에야 벗어나며 SK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또 유독 사직구장 표가 매진 되는 날 경기를 내주는 '만원 관중 징크스'도 있다.
이밖에 롯데를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니던 '악몽'이 바로 제2의 홈구장인 '마산 징크스'다. 지난 시즌까지 롯데는 마산구장에서만 10연패를 했다. 2년 연속 4강에 진출했지만, 유독 마산 팬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야구팬들이 가장 거친 애정 표현을 하기로 유명한 마산이었기에, 롯데의 마산 징크스는 더욱 뼈아팠다.
그랬던 롯데가 마침내 마산과의 악연을 끊었다. 롯데는 11일 마산 한화전에서 선발 장원준의 호투와 이대호 가르시아의 '쌍포'를 앞세워 7-2로 승리했다. 롯데는 최근 7연승의 고공 비행으로 30승(1무30패)째를 올리며 승수와 패수를 똑같이 맞췄다. 이날 나란히 패한 공동 3위 KIA, 삼성과의 승차는 반 경기차로 바짝 좁혔다. 변함없이 가득 찬 마산 팬들에게 롯데가 모처럼 화끈한 방망이 세례를 퍼붓고 승리로 보답했다.
롯데는 1회 한화 정원석에게 선두 타자 홈런을 내 줬지만 곧바로 나선 1회말 반격 1사 1ㆍ2루에서 4번 타자 이대호의 좌월 역전 결승 3점포로 전세를 뒤집었다. 한화 선발 카페얀의 2구째를 받아친 이대호의 타구는 마산구장 왼쪽 스탠드 최상단을 맞히는 비거리 130m 짜리 초대형 홈런포.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이대호는 두 팔을 치켜들고 환호하며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이대호는 시즌 16호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또 이대호와 홈런 공동 2위 가르시아(16개), 그리고 홈런 선두 최진행(17개ㆍ한화)도 나란히 홈런포를 가동, 홈런 1~3위 경쟁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롯데는 5-2로 쫓긴 7회 3번 홍성흔과 이대호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장원준은 7이닝 동안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7승(4패)째를 수확했다. 반면 한화 선발 카페얀은 3이닝 4실점하고 강판, 시즌 11패째로 머나먼 첫 승 기회를또 미뤘다.
1, 2위팀 간 맞붙은 잠실에서는 SK가 이호준의 역전 결승 3점포에 힘입어 두산을 4-2로 따돌렸다. SK는 잠실구장 10연승을 기록하며 역대 최소 경기(59경기) 40승(19패) 고지를 밟았다. 대구에서는 클락의 만루포가 터진 최하위 넥센이 삼성을 9-7로 꺾으며 대구구장 10연패에서 탈출했고, 광주에서는 LG가 KIA를 6-3으로 제압했다. LG 4번 타자 박병호는 이틀 연속 결승 혼런을 때리며 주포 자리를 꿰찼다.
이날 4개 구장에는 모두 4만 1,106명이 입장해 올시즌 300만 관중에 3,427명만 남겨 놓았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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