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스위스 IMD가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23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다시한번 벅찬 감동을 느꼈다. 오랜 식민시대와 전쟁의 폐허를 딛고 불과 수십 년 만에 눈부신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한 사례다. 이미 세계 여러 나라들이 우리나라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우리나라 중앙공무원교육원에도 자국의 고위공무원들을 파견하여 한국의 경제발전, 정부개혁, 인사제도 및 전자정부 구축 사례 등을 학습하도록 하고 있고 최근에는 저탄소 녹색성장과 같은 우리의 주요 정책을 배워가고 있다.
외국 공무원 교육과정은 1984년 개설된 이래 지금까지 113개국 3404명이 수료하였고 이들은 귀국하여 주요 공직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이들의 한국사랑은 유별하며 자발적의로 한국의 발전상을 홍보해 주어 우리의 국가브랜드를 높여주고 양국협력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는 6.25전쟁이 일어 난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6.25전쟁 60주년기념사업위원회 주최로 해외 참전용사 초청행사가 몇 차례 있었고 나도 그 행사에 참석하면서 함께 눈물을 흘렸다.
20대의 꽃다운 청년에서 이제는 80대의 노인이 되신 이 분들은 전쟁 당시의 상황을 담은 모습과 대한민국의 발전상 그리고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감사의 말이 담긴 동영상을 보면서 말없이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 속에는 UN의 결의로 우방인 우리나라를 목숨 걸고 도움으로 해서 한국의 경이로운 발전에 기여했다는 자부심과 부러움이 함께 묻어있다.
6.25 전쟁에 참전한 나라는 미국을 비롯한 전투 지원국 16개국과 인도를 포함한 의료지원국 5개국이며 참전 인원은 총 1백9십4만 여명이고 이중 4만 여명이 전사하고 11만 5천여 명이 부상당하거나 실종되었다. 해외 참전군인 중 현재 생존자는 약 5만 3천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는 금년에 약 2천4백 명을 초청하여 보은 행사를 하는 한편 해당 국가에서는 재외공관과 참전국 정부가 공동 주관하는 참전용사 초청 행사를 하고 현지 언론에 광고를 통해 위로와 감사를 표하고 있다. 은혜를 잊지 않고 은혜에 보답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덕목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글로벌 위상은 건국 이래 최고수준이다. 지난 동계올림픽에서는 금메달 순위 5위였고 반도체 조선 자동차등 주요 산업의 세계경쟁력이 모두 10위권 안에 있다. 외교력은 G20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를 유치할 정도의 역량을 지녔다. 문화 예술계에서도 우리나라의 세계적 위상은 크게 올라서고 있다.
이러한 저력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우리는 이제 '더 큰 대한민국'을 지향하고 있다. 더 큰 대한민국이란 영토가 넓은 나라도 아니고 경제력 1위의 나라도 아니다. 세계인으로부터 존중 받고 사랑 받는 실력 있고 품격 있는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올해 우리가 해야 할 최우선 국민적 과제가 바로 6.25 참전 용사들에게 감사와 위로를 하는 일이다.
예로부터 덕(德)을 베풀면 운(運)이 열린다고 하였다. 이는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사덕(社德)을 베풀면 사운(社運)이 열리고 국덕(國德)을 베풀면 국운(國運)이 열린다. 이제 우리나라는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바뀌었다. 적극적으로 글로벌 봉사와 기부활동을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국격을 높이고 국운을 살리는 일이다.
6.25전쟁 60주년인 올해에는 특히 목숨 바쳐 우리를 도와준 해외 참전 장병들에 대한 감사와 보답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한 국덕을 쌓는 일일 것이다. 아울러 지금 생존해 계신 2십4만1천여 명의 국내 참전 용사들에게도 온 국민이 경의와 감사 그리고 보답을 해야 할 것이다.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하고 6.25전쟁 60주년을 맞은 올해 우리는 새로운 국가 보훈 정책을 국내외에 천명할 필요가 있다. 국가를 위해 충성하고 희생한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국가에서 최고수준의 예우로 끝까지 책임진다는 인식을 확고히 하는 것이야 말로 국방력 못지않은 국가 안보역량의 초석이 될 것이다.
윤은기 중앙공무원 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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