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사실을 미끼로 3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공기업 직원 차량에서 10만여건의 개인 정보가 발견돼 경찰이 범죄 관련성을 수사 중이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8일 구속된 모 공단 직원 정모(36)씨의 승용차 트렁크에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텔레서비스 가입자 10만여명의 이름과 주소, 집, 휴대폰 번호가 적힌 서류가 발견됐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정씨가 개인 정보를 유출한 경위와 다른 범행에 이용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 정보를 갖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법적 문제가 없으나 이를 개인 용도에 사용했거나 범행에 악용한 사실이 밝혀지면 사법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씨는 “텔레서비스 가입 자료는 사용 후 문서고에 보관하거나 파쇄하는 게 원칙인데 갑자기 내부감사가 진행돼 파쇄하지 못하고 차량에 싣고 다녔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지난달 31일 불륜 사실을 남편에게 폭로하겠다고 김모(35)씨를 협박, 자신의 차량에 태운 뒤 테이프로 눈과 입을 가리고 8시간 동안 감금한 채 3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휴대폰으로 김씨의 나체 사진을 찍은 뒤 남편에게 보내겠다고 협박해 1,000만원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지난해 개인 정보 조회 횟수가 많다는 사유로 1개월간 정직을 받았으나 보직을 유지했으며, 이전에도 성추행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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