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적령기 여성들은 일본 국채에 투자하는 남자를 좋아해요!”
마치 자동차나 고급 향수를 선전하는 듯 매우 상투적인 이 문구는 다름아닌 일본 재무부가 최근 국채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 잡지에 실은 인쇄광고 내용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자민당 정권으로부터 물려받은 국가채무를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현 민주당 정부가 일본 직장인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국채 판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이 익살맞은 광고를 소개했다. 정부부채가 천문학적으로 쌓이면서 일본국채 판매가 부진하자 곤경에 빠진 일본 정부가 국채판매를 위해 체면마저 벗어 던진 모습이다.
FT에 따르면‘R25’라 불리는 통근자를 타깃으로 한 잡지에 실린 일본 재무부 광고에는 5명의 젊은 일본 여성들이 등장한다. 광고에서 이들은 가장 매력있는 남편감이 누구냐를 놓고 잡담을 나누는데 하나같이 “재테크에 관심 있으면서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남자”를 최고의 남편감으로 꼽는다. 한 마디로 연 이자가 0.4%에 불과하지만 일본정부가 보장하는 일본 국채에 투자하는 남자를 가장 좋아한다는 메시지이다.
FT는 일본 정부의 이러한 직설적인 광고가 실제 국채 판매 향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비관적인 반응을 내놨다. 신문은 “지난해에도 일 정부는 택시에 비슷한 내용의 국채 광고를 게재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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