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인 A(8)양은 현재 심각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병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A양은 말을 거의 하지 않은 상태로 마치 꿈을 꾸는 듯, 현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다. 말을 걸어도 선뜻 답하지 않고 침울한 표정을 짓는다는 것이다.
A양은 국부와 항문 등에 심각한 상처를 입어 사건 당일인 7일 오후 11시 서울의 모 병원에서 5시간 넘는 대수술을 받았다. 피의자 김모(45)씨가 입에 담기조차 끔찍한 짓을 저질러 수술에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의료진은 "치료에만 최소한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이는 8일 오전 4시께 일반병동으로 옮겨졌다.
전문가들은 아이가 제때 적절한 심리적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부모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 2008년 '조두순 사건' 피해자(당시 8세)의 주치의였던 신의진(46ㆍ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성폭행 피해아동은 1차로 PTSD와 우울증을 겪은 다음 주변 사람들, 특히 부모의 반응에 따라 2차 피해를 겪을 수 있다"며 "2차 피해는 평생 후유증으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울거나 흥분하면 절대 안되고 스스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부모도 적절한 치료를 받는 '위기개입' 프로그램이 절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부모는 현재 공황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아이의 엄마는 극도의 흥분, 아버지는 정신적 공황에 시달리고 있지만 모든 정신적 치료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라며 안타까워했다.
신 교수는 "조두순 사건과 똑같은 일이 반복돼 어이가 없다. 정부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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