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발생한 서울 영등포구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김모(45)씨는 A(8)양 납치 전 다른 학생을 상대로 한 차례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해당 학교와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사건 당일 오전 9시께 학교에 도착, 범행 대상을 찾고 있었다. 교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던 김씨는 한 학생을 발견, 1차 범행을 시도했지만 이 학생이 달아나는 바람에 실패했다. 다른 범행 대상을 찾고 있던 김씨는 운동장 옆 놀이터 근처에 있던 A양에게 "얘기 좀 하자"며 접근, 문구용 칼로 위협해 납치했다. 학교 관계자는 "배움터 안전지킴이 사무실 옆 게시판 근처에 있다가 어머니가 A양을 데려다 주고 돌아가는 것을 확인한 뒤 납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전 10시2분께 A양을 끌고 나온 김씨는 학교와 직선거리로 680m가량 떨어진 자신의 집에서 수 차례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낮 12시30분께 김씨가 잠든 틈을 타 도망친 A양은 학교를 거쳐 집으로 갔다가 다시 학교로 돌아와 마침 실종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어머니에 의해 오후 2시30분에 발견됐다.
오후 2시께 잠에서 깬 김씨는 A양이 사라진 것을 보고 혈흔 등 범행 흔적을 지운 뒤 인근 사우나에 가는 등 태연함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후 3시50분께 도보로 25분 가량 거리인 사우나에서 목욕을 하고 오후 7시10분에 나왔다"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가던 김씨는 탐문 수사 중인 경찰과 맞닥뜨렸고 추격전 끝에 오후 7시30분 붙잡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징역을) 얼마나 살면 되냐"고 묻는 등 범행에 대한 죄의식을 별로 느끼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정신질환이 있어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진술, 처벌을 가볍게 하려는 의도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처벌을 받도록 수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조두순 사건 이후 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런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게 이명박 대통령의 분명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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