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맞아 '스포츠코드코리아'와 계약을 맺고 최첨단 비디오분석 시스템을 구축했다. 호주에서 개발된 이 분석시스템은 팀 전술, 공격과 수비유형, 선수별 개인 기록 등을 과학적인 축구 데이터로 산출, 생생한 경기내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본선 8개국이 활용하고 있다. 본선을 앞두고 지난 2일(한국시간) 치른 파라과이와의 최종 평가전(0-2 패)을 통해 드러난 그리스의 전력을 2회에 걸쳐 집중 분석한다.
중앙 공격 의존, 막히면 롱 패스 남발
그리스의 주요 공격루트는 중앙에 치우치고 있다. 파라과이전에서 총 38회의 공격시도 가운데 중앙이 22회(58%)로 가장 많았고, 미드필드 왼쪽과 오른쪽 측면 공격은 각각 8회(21%)에 불과했다.
그러나 공격의 시발점이 돼야 할 중앙 미드필더 치올리스와 카추라니스가 전방으로 찔러주는 전진패스는 각각 14회, 5회에 그쳤다. 중원에서 파라과이의 강한 압박에 밀리면서 중간에서 차단 당하기 쉬운 횡 패스를 각각 17회나 13회나 연결했다. 특히 이들은 백 패스도 11회와 5회를 하는 등 그리스의 이날 총 324개의 패스 플레이 가운데 백 패스가 무려 76개나 나왔다.
그리스전 필승 해법은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인 셈이다. 중원이 막힌 그리스는 좀처럼 공격 활로를 찾지 못하자 롱패스 공격을 남발했다. 수비 진영에서 전방으로 한 번에 찔러 주는 패스가 총 15회(48%). 상대 팀의 강한 압박에 밀린 단순한 공격형태로, 파라과이(4회ㆍ17%)보다 훨씬 많았다.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고 전방으로 길게 올리는 롱 패스는 그 만큼 정확성이 떨어져 득점 찬스로 이어질 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공격 유형도 단조로웠고, 날카롭지 못했다. 단독 드리블 돌파에 이은 공격은 3회, 빠른 역습을 통한 공격 전개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190㎝대 이상의 장신들이 즐비해 제공권 장악에서는 탁월하지만 그 만큼 '느린 발'이 약점이다. 이와 함께 크로스 10개 중 1개(10%), 프리킥은 5개 중 1개(20%), 코너킥은 2개 중 1개(50%) 등 주요 공격부문에서도 낮은 성공률을 보였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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