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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감사결과 발표/ 남는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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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감사결과 발표/ 남는 의문점

입력
2010.06.1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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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의 10일 직무감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군 작전을 총괄하는 이상의 합동참모본부 의장의 천안함 침몰 당일 행적이 불분명하다. 이 의장은 징계 대상 1순위지만 감사 결과 발표에서 쏙 빠졌다. 이 의장은 침몰 49분이 지나서야 첫 보고를 받아 군 안팎에서 비난이 쏟아졌었다.

합참 관계자들은 당시 "이 의장이 대전에서 KTX편으로 상경해 곧장 위기조치반에 응소했다"고 누차 강조했다. 이 의장의 응소 시각에 대해서는 "위기조치반 가동 시각 자체가 비밀"이라는 그럴싸한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감사원은 합참의 위기조치반이 가동되지 않았던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또한 이 의장이 술에 취해 보고를 늦게 받았고, 결과적으로 군의 보고 체계가 엉망이 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어 이 의장이 서울에 도착해 어디로 이동했는지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허위 보고에 휘둘렸다. 감사원은 "국방부가 천안함 침몰 직후 위기관리반을 소집한 것처럼 장관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군의 특성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김 장관은 "초동 대응이 잘됐다"며 천안함 사태 이후 군의 대응을 두둔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따라서 김 장관이 언제, 어느 선까지 잘못된 정보로 사태를 오판했는지 밝혀야 한다.

천안함에 어뢰를 쏘고 달아난 북한 잠수정의 침입ㆍ도주 경로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서해상 함정 배치와 무기 성능, 군의 작전계획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수 있지만 감사원은 이에 대해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감사원은 또 군이 지난해 북한의 잠수정 침투 가능성을 인지했고, 천안함이 대잠능력이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천안함이 왜 침몰 해역으로 출동했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이와 관련, 수개월씩 소요되는 일반 감사와 달리 불과 18일 만에 속성으로 감사를 일단락 했기 때문에 부실 감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감사원이 적나라하게 밝힌 군 내부의 뒤틀린 보고 체계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해군 2함대 사령부의 경우 "어뢰 피격으로 판단된다"는 천안함의 보고 내용을 일부러 빠뜨려 상부에 보고했고, "북한의 반잠수정으로 판단된다"는 속초함의 보고도 멋대로 왜곡했다. 합참은 침몰시각을 임의로 바꾸고 "폭발음이 들렸다"는 보고 내용을 삭제한 채 언론에 발표했다. 그 결과, 군과 정부의 초기 대처 과정에 큰 혼선을 초래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정확히 누구의 지시에 의해 그 같은 일이 벌어졌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때문에 책임 소재를 놓고 또 다른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상부의 개입이나 외부의 압력이 아니고는 위계질서와 보고가 생명인 군에서 이 같은 조직적 범행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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