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출구'를 향해 한걸음 더 가까이 갔다. 향후 2~3개월 안에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관측이 점점 더 힘을 얻는 분위기다.
1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어 이달 기준금리를 연 2.0%로 유지키로 결정했다. 16개월째 동결.
금통위는 이어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안정의 중요성을 새삼 언급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통화정책은 우리 경제가 물가안정의 기조 위에서… 운용하겠다"며 '물가안정의 기조'라는 표현을 추가했다. 반면 지난달 결정문에 있었던 "물가는 당분간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란 문구는 삭제됐다. 금통위가 인플레압력을 본격적으로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기자회견에서 하반기 물가 불안가능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총재는 모두 발언에서 "하반기 수요 압력이 높아지고 공공요금도 오를 것으로 예상돼 물가 오름세는 확대될 것"이라면서 "물가안정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보다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재는 또 물가상승에 대한 대응시기를 묻는 질문에 "통화정책은 결코 실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국내 경기에 대한 판단은 '회복' 국면을 벗어나 '성장'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회복이 뚜렷"이란 문구는 "상승세 지속"으로 바뀌었고, "경기회복세 지속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란 문구가 "견조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김 총재도 "5월에도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고용사정도 민간을 중심으로 한층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금통위는 하반기엔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금리 인상 시기가 가까이 다가왔음을 내비쳤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유럽 재정위기의 추이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2분기 경제지표를 확인한 뒤, 8월이나 9월쯤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당국의 금리인상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 본격화됐다"며 "올해 3분기에 금리를 인상한다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첫 금리인상은 2분기 성장률이 확인되는 3분기 중ㆍ후반이 유력해 보인다"며 연내 두 차례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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