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향한 한국의 도전이 다시 좌절됐다. 어제 오후 5시 1분 전남 고흥 외나로도의 우주센터 발사대를 떠난 나로호(KSLV-Ⅰ)는 이륙 137초 만에 폭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8월 첫 발사에선 1단 로켓 분리와 2단 로켓 점화 등의 난관을 넘어섰으나 이번에는 1단 로켓 분리에도 이르지 못했다. 첫 번째 발사를'절반의 성공'으로 여기며 큰 기대를 걸었던 국민의 안타까움이 더욱 컸을 터이다.
2002년 8월 본격적으로 시작한 나로호 개발사업은'우리 땅, 우리 위성, 우리 발사체'를 모토로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도전이다. 우주 선진국들도 첫 발사에서 성공한 확률은 27%에 불과하다. 일본은 4차례 연속 실패하는 쓰라린 경험을 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들의 노고를 폄하해서는 안된다. 로켓 개발은 실패를 먹고 자란다는 금언을 되새길 만하다.
이번 실패가 특히 아쉬운 것은 우리 기술진이 정성과 노력을 기울인 과정에 들어가기도 전에 1단 액체연료 엔진이 작동하는 과정에서 로켓이 폭발한 점이다. 1단 엔진은 러시아 기술이 주도하며, 이후 과정은 순수한 우리 기술로 이뤄졌다. 지난해 인공위성 페어링, 덮개가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실패했기에 기술적 보완과 2단 엔진 점검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그 성과를 확인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특히 인공위성에서 전송되는 비행정보를 실시간 처리 분석하는 발사통제시스템 소프트웨어를 100% 국내 기술로 개발, 우리 우주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 역시 실제 작동해 보지 못했다. 지난해보다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정부는 이번 실패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여 세 번째 도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1단 엔진의 문제점과 러시아 측의 책임을 잘 따져 완벽하게 보완하도록 하는 동시에 우리 기술도 다시 점검하고 한층 높여야 할 것이다. 우주를 향한 험난한 도전에 두 차례 실패하는 시련을 겪었다고 해서 우리 모두의 원대한 꿈을 접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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