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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계 신흥강자'獨 스튜디오 바벨스베르크'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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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계 신흥강자'獨 스튜디오 바벨스베르크' 가보니

입력
2010.06.0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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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중심지 프리드리히 거리에서 전철을 타고 남서쪽으로 향한 지 30분. 브란덴부르크주 포츠담의 한적하기만 한 바벨스베르크역에 내리자마자 낭패감이 엄습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럽 최대라는 스튜디오 바벨스베르크에 대한 안내문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다. 겨우겨우 탄 택시로 10분을 달렸다. 전원주택들이 간혹 보이는 완연한 시골 풍경이 차창을 스쳤다. 이윽고 차량 3대가 겨우 지나다닐 만한 출입구가 나타났다. 스튜디오 바벨스베르크였다. 여전히 사람 목소리보다 새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요즘 세계 영화계의 신흥 강자로 등장한 스튜디오가 과연 맞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유럽영화의 새로운 허브

5층 이하 건물들이 몸을 맞대고 있는 2만5,000㎡ 면적의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섰으나 고요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거리에서 마주친 몇몇 스태프들은 경계심 어린 눈빛을 보내며 보안장치가 설치된 건물 안으로 사라졌다. 적막함 속에서도 영화제작의 치열함이 엿보였다.

베를린 외곽에 숨은 듯 자리잡고 있다지만 바벨스베르크는 최근 유럽 영화계의 화두다. 할리우드 유명 영화의 제작을 잇달아 유치하면서 유럽 영화의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실적만 살펴봐도 눈부시다. 톰 크루즈 주연의 '발키리',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유령작가', 케이트 윈슬렛에게 아카데미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더 리더: 책 읽어주는 여자' 등이 이곳을 거쳤다. 비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피드 레이서'와 할리우드 첫 주연작 '닌자 어새신'도 할리우드가 아닌 바벨스베르크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출입구 입간판에 적힌 촬영 중 작품 목록도 녹록하지 않았다. '2012'를 만든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익명', 리암 니슨 주연의 '언노운 화이트 메일', 케이트 블란쳇과 에릭 바나 주연의 '한나' 등이 제작 중이었다. 스튜디오 초입에 있는 '쿠엔틴 타란티노 거리' 표지판은 바벨스베르크의 위상과 자부심을 명확히 보여줬다.

지원금 등 당근으로 유혹

바벨스베르크의 역사는 독일 영화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12년 문을 열어 1920년대 독일영화 황금기를 열었다. 프리츠 랑 감독의 SF 고전 '메트로폴리스'(1927)와 배우 마를렌 디트리히의 세기의 데뷔작 '푸른 천사'(1930)의 출신지이다. 나치 선전장관 파울 괴벨스에 의해 악명 높은 선전영화들이 만들어졌으며, 동독 시절엔 800여 편의 영화를 양산하며 동유럽 영화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그러나 독일 통일의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위상이 곤두박질쳤다.

새로운 도약대는 2007년 마련됐다. 독일연방영화펀드(DFFF)가 조성된 것이다. DFFF는 독일에서 사용한 제작비에 대해선 최대 20%를 돌려주며 세계의 제작자들을 유혹했다. 숙련된 스태프, 베를린 도심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도 성장에 한몫 했다. 지난해 수익은 7,560만유로. 할리우드 제작자 겸 감독인 조엘 실버는 "바벨스베르크와 베를린이라면 언제라도 좋다. 이곳에서 좀 더 나은 영화를 위한 새로운 기회를 매번 찾고 있다"고 밝혔다.

포츠담=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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