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족구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5월 23~29일 전체 외래환자 중 수족구병 환자는 0.994%로 올 들어 주간 발생 현황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2009년의 0.237%, 2008년의 0.102%와 비교해 상당한 수치로 최근 10주 이상 수족구병이 유행하고 있다.
수족구병은 4~8㎜ 크기의 궤양이 혀와 혀 점막에 주로 나타나며, 동통을 동반하는 3~7㎜ 크기의 수포가 손 발 둔부에 나타나는 증상을 보인다. 수포는 대개 1주일 정도 지나면 자연적으로 소실된다. 합병증으로 무균성 뇌막염과 뇌염 등이 발생하며 심한 경우 사망할 수도 있지만 아주 드문 편이다.
수족구병 바이러스는 코와 입의 분비물, 침, 대변 등에 존재하며, 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씻지 않은 손에 의한 직접 접촉으로 6개월~6세의 영유아가 주로 걸린다. 수족구병의 전파는 사람 사이의 감염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음식을 통해 사람에게 발병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소, 돼지고기를 기피할 이유가 없다.
수족구병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영유아가 외출 후, 식사 전후, 배변 후 손씻기를 철저히 하도록 교육하거나 부모가 직접 씻겨야 한다. 부모 또한 아이에게 전파할 수 있으므로 손씻기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보육 시설에서 아이를 돌보는 담당자는 자신이 매개체가 될 수 있으므로 아이와 접촉하기 전후 자주 손을 씻어야 한다. 유아원에서는 교사가 아이들을 교육하고 손을 자주 씻도록 관리하여야 하며, 자신의 위생도 철저히 해야 한다. 손씻기는 수족구병을 비롯한 많은 감염병 발생을 감소시키므로 모든 감염병 예방의 기본이다.
수족구병이 발생하면 환자의 분비물, 침, 대변 등을 위생적으로 처리하여야 한다. 또한 완치까지 7일 정도 다른 아이와 접촉하지 않도록 하며, 집단시설에서는 새로 발생하는 환자가 있는지 관찰하여야 한다.
수족구병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홍콩, 대만 등 아시아 각국에서 유행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2008년 49만 건이 발생한 이후 C급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하였으며, 2009년 90만 건이 발생하였다. 우리나라의 수족구병 유행도 아시아 지역 유행과 관련이 있을 수 있어 해외여행 때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여야 할 것이다.
2008년부터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수족구병을 감시하고 있다. 감시를 통해 신속히 개입하여 전파를 차단하는 것은 결국 환자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수족구병과 다른 질병 감시체계를 더욱 강화하여야 한다. 특히 수족구병은 치료제와 백신이 없어 신속히 개입하여 전파를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수족구병 중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 장바이러스 71형에 대한 연구를 통해 백신 개발에 힘써야 한다.
수족구병뿐만 아니라 신종플루, A형 간염, 결핵과 같은 감염병이 새로 생기거나 다시 출현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수자원 생태계 변화, 처녀지 개발, 건강형평성 악화, 해외여행 증가, 외국인 유입, 물과 식품의 집단 공급, 면역력의 저하, 항생제 내성 증가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앞으로 더욱 심화되어 감염병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국가는 감시체계 및 대처능력의 강화와 연구 교육 및 홍보에 만전을 기하여야 한다. 인류 역사는 감염성 질병과의 투쟁을 통해 이어져왔다. 사회 전체가 긴장을 늦추지 말고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임현술 동국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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