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순재씨는 희수의 나이에도 늘 변화를 꿈꾼다. 'MBC 스페셜'이 이씨의 지난 54년 연기인생과 새로운 도전을 다룬 다큐멘터리 '순재 날다' 편을 11일 밤 10시 55분에 방송한다.
반 세기 전 꽃미남 역할을 도맡던 이씨는 일흔이 훌쩍 넘은 지금 '야동 순재', '방구 순재'로 불리며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국민 할아버지로 자리잡았다. 자신의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에너지, 그리고 그가 연극 영화 드라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는 이유가 프로그램에 담겼다.
동년배 배우들이 대부분 은퇴했지만 이씨의 스케줄은 전성기 때 못지않다.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과 SBS 드라마 '별을 따다 줘' 촬영, 대학 강의, 이런저런 사회적 행사까지 그의 일정은 숨 돌릴 틈이 없다. 3일 연속 촬영장에서 밤을 샌 이씨는 결국 코피를 쏟아내는데, 열혈노년의 모습에 주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김명민, 홍경인 등 후배 연기자들이 "가장 닮고 싶은 배우"라고 털어놓는 존경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또 이씨가 지금의 위치에 서기까지 거쳐왔던 과정들을 연대기 순으로 보여준다. 연극배우 시절, TBC 1기 전속 탤런트 시절 등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씨의 과거를 엿볼 수 있다.
중후한 이미지를 미련 없이 벗어 던지고 방귀 뀌는 할아버지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진정한 프로의 모습도 화면에 담긴다. 이씨는 요즘 오토바이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주인공 만석 역을 대역 없이 소화하기 위해서다. 촬영팀의 만류에도 고집을 꺾지 않는 이씨의 모습에서 "늙음은 완숙한 배우의 훈장"이라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