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45·민주당) 성남시장 당선자가 9일 호화청사의 대명사인 성남시청사를 민간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지은 지 1년도 안된 청사를 파는 것은 유래가 없는 일이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당선자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청사를 매각하는 대신 교외에 검소한 청사를 다시 짓고, 이때 예상되는 3,000억원 가량의 차익은 복지와 교육 등 현안사업에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총 사업비 3,222억원을 들여 지난해 11월 분당구 여수동에 지은 성남시청사는 연면적이 7만5,000여㎡에 달해 지자체 호화청사 논란에 불을 지른 곳이다. 건물은 시 소유지만 부지 7만4,000여㎡는 LH 소유다, 부지 소유권은 2013년 시로 넘어온다.
이 당선자는 "청사 매각은 과거 집행부에 대한 부정이나 호화청사 논란을 의식해서가 아니고 부족한 시 재정을 확충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이미 지방선거 공약으로 청사 매각 비용을 복지예산 등으로 사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청사 매각까지는 도시관리계획으로 부지 용도를 변경해야 하고, 시의회를 설득해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한다. LH와의 협의도 필요하고, 새 청사를 지을 대체 부지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절차는 차치하고 청사를 사겠다고 나서는 기업이나 개인이 있을지 미지수다. 현 청사가 노른자 땅인 분당에 자리잡고 있어 자산가치는 무려 7,000억~8,000억원에 이른다. 이 당선자는 "당연히 현 상태로는 힘들겠지만 쪼개서 매각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정부가 협조만 해준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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