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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3D 가상 현실로 알코올 중독 치료… 술에 대한 욕구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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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3D 가상 현실로 알코올 중독 치료… 술에 대한 욕구 '뚝'

입력
2010.06.0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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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입체영상과 오감자극을 이용한 가상현실 치료프로그램이 알코올 중독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상현실 치료는 환자가 겪는 상황을 실체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 스크린과 입체안경, 입체음향시스템 등이 갖춰진 장소에서 진행되는 훈련 프로그램(사진).

한현덕 중앙대 용산병원 정신과 교수팀이 알코올 의존 환자 37명과 알코올 중독 경험이 없는 25명의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비교 연구한 결과, 환자군은 술에 대한 혐오를 주는 가상체험을 한 뒤 알코올에 대한 욕구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환자의 알코올 의존 기간은 평균 15.7년이며, 하루에 1.7리터의 알코올을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의 평균 나이는 38.9세로 모두 남성이다.

프로그램은 10분씩 3단계로 구성됐다. 첫 단계는 편안히 눈을 감은 상태에서 뇌파를 측정한다. 두 번째 단계는 시각, 청각, 후각 자극을 받으며 가상의 음주를 즐기는 위험상황에 처한다. 마지막 단계인 혐오상황에서는 가상의 환자가 구역질을 하는 장면을 시청하면서 역시 청각, 후각, 미각을 반복적으로 자극받는다.

이 같은 3단계 과정에서 대상자의 뇌파를 측정한 결과, 환자군의 뇌는 가상음주를 경험하는 상태에서 일반인보다 더 흥분하며, 안정된 상태에서 뇌 전두엽에서 나오는 알파파는 줄어들었다. 이후 세 번째 단계에서는 환자군의 뇌는 정상인보다 혐오자극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 갈망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알파파가 늘어나게 된다. 이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혐오자극이 환자의 흥분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 교수는 "고소공포증이나 비행공포증 등의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가상현실치료를 알코올 중독 치료에도 적용해 술에 대한 욕구를 줄여 알코올 의존성을 떨어뜨리고 재발률을 줄이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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