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팀의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일반인들은 ‘희망’까지 보태 그 가능성을 70% 이상으로 잡고 있으나, 보험업계에서는 아무리 높게 잡아도 48%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각 보험사는 월드컵 경품ㆍ이벤트와 관련한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16강 진출’과 연계된 상품에는 48%의 보험료율을, 8강과 4강 진출에는 각각 16%와 6%의 요율을 적용하고 있다.
‘16강 진출’시 10억원 경품을 약속한 회사가 지급 현실화를 대비해 가입할 경우 4억8,000만원을 보험료로 내야 하는 것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16강 진출에 실패하면 4억8,000만원의 보험료를 고스란히 챙기지만, 사고(16강 진출)가 터지면 10억원을 내줘 결과적으로 5억2,000만원의 손해를 보는 구조이다.
한 관계자는 “우리 대표팀과 상대팀의 전력, 가입업체의 경품 제공 규모 등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보험료율을 결정했는데, 보험료율이 당초 예상보다 높았기 때문인지 가입 기업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9일 현재 롯데백화점이 롯데손해보험에, 금융업체 2곳이 삼성화재에 보험을 든 게 고작일 정도”라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보험업계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험료율을 객관적 확률보다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내 보험업계는 상금보상 보험을 최초로 판매했던 1998년(프랑스 월드컵)에는 대표팀의 16강 실패로 36억원의 보험료를 챙겼으나,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16강과 8강 확률을 각각 40%와 13~14%로 놓고 보험을 팔았는데, 대표팀이 4강에 진출하며 110억원의 손해를 본 것.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도 “2002년 악몽 때문인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아예 ‘16강 진출’ 상품을 내놓지 않았고, 8강 보험료율도 30%에 달했다”며 “보험업계의 위험회피 성향을 감안한다면 남아공에서 대표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48%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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