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성모씨는 컴퓨터를 켜두고 작업을 하다 지인과 뜻밖의 인터넷메신저 대화를 갖게 됐다.
평소 다니던 교회의 김모 목사가 “급히 필요하니 은행에 돈 좀 부치라”며 메신저로 대화를 걸어 온 것. 성씨는 미심쩍었지만 신뢰할 수 밖에 없던 사람이라 김 목사에게 300만원을 은행 계좌로 송금했다. 성씨는 돈을 부친 후 확인전화를 해보니 김 목사는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며 되물었다. 성씨는 이른바 ‘메신저 피싱’이라는 신종사기에 넘어간 것이고, 사기의 첨단을 달린 범인은 놀랍게도 70대 노인이었다.
서울혜화경찰서는 지인처럼 행세해 메신저로 돈을 요구, 2006년6월부터 4년간 320명에게서 3억2,4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서모(7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서씨는 중국을 오가며 알게 된 중국의 메신저피싱 조직원에게서 메신저 해킹프로그램을 받아 이 같은 행각을 벌여왔다. 서씨는 돈을 송금 받기 위해 무려 13개의 통장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중 10개는 개당 40만원을 주고 구입한 대포통장이었다. 경찰은 서씨와 연계된 중국쪽 메신저피싱 조직을 추적하고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