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서에서 무소속으로 한나라당 텃밭에서 경남지사를 거머쥔 김두관(51) 당선자는 8일 "이제 지역주의 장벽에 작은 구멍 하나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 "(총선과 대선이 있는) 2012년에도 (무소속이나 야권 후보 등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나라당 소속 지사보다 도정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당선자에게는 이번 선거가 '5전6기'만의 승리다. 그는 1988년 총선에서 처음 출마해 떨어진 이후에도 국회의원 도전(2004, 2008년) 2번, 도지사 도전(2002, 2006년) 2번 등 내리 5번을 패배했다. '출마가 직업'이란 상대 후보의 비아냥이 당연히 따랐다.
하지만 그는 "5번의 선거에서 떨어졌지만 도망가지 않았다. 지역주의를 뛰어 넘으려고 원칙과 소신을 지키면서 이를 악물고 경남을 지켜왔다. 그것을 유권자들이 알아 봐 줬다"고 했다. 무소속으로 한나라당 텃밭에서 승리를 일군 원인이었다.
김 당선자는 한나라당에 패배를 안겨 준 6∙2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이번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부와 여당의 국정 전반에 대한 평가였다"며 "지방을 홀대하며 국가 균형발전을 포기하는 국가 정책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선 "무소속으로 남겠다"고 일축했다.
_민심이 김 당선자와 같은 젊은 후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젊은 후보여서라기 보다는 민심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변화를 선택한 것이다. 지금의 행정,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고, 지방정부를 혁신하라는 요구다."
_정치권에서 '신 40대 기수론'이 제기되고 있다.
"40대라도 낡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 세대교체보다는 세력교체가 필요하다. 세대교체는 이번에 도정을 맡은 분들이 정치개혁, 정치 선진화에서 제 역할을 하면 자연스럽게 된다."
_4대강 사업은 어떻게 생각하나.
"중앙정부는 이미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는 이유로 중단이 힘들다고 하는데 민심은 확실히 투표로 심판했다. 이미 집행한 부분은 잘 마무리하고 수질개선과 홍수예방을 위한 환경기초시설 확충, 지천ㆍ소하천 복원으로 가야 한다."
_4대강 사업과 관련해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과 연대하나.
"4대강 사업 문제 등에 있어 정당의 뒷받침이 필요하고, 국회 원내 대응 전략과 병행해서 가야 한다. 곧 민주당 당선자들과 회동이 있을 것이다."
_중앙정부와 한나라당이 장악한 도의회와의 관계는.
"문제될 게 없다. 한나라당 도의원들이 감시하고, (정책의) 타당성을 따지면 오히려 도민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중앙정부에서 시키는 대로는 하지 않겠다. 원칙과 소신을 갖고 싸울 일은 싸우고 요구할 일을 요구할 것이다."
_향후 거취가 궁금하다. 대권에 도전할 생각은.
"저에게는 이번 기회가 소중하고 중요하다. 도정에 전념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거기(대권)까지 생각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이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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