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위한 대형 확성기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군 관계자는 "7일 밤에서 8일 새벽 사이 경기 연천군 MDL 인근 2곳에 확성기를 설치했다"며 "이번 주 안으로 전방 지역 10여곳에 확성기를 추가로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확성기를 모두 30여곳에 설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당장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것은 아니다"며 "여러 가지 여건 등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은 지난달 24일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 제재의 일환으로 FM 라디오 방송, 전단 살포, 확성기 방송 등의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지만 FM 방송을 제외한 다른 조치는 시행을 미뤄 왔다. 북한이 확성기를 조준 격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데다 개성공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등 남북 관계와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감안해서다.
하지만 군은 이달 중순 서해에서 미국 항공모함이 참여하는 한미연합해상훈련을 펼치기로 하는 등 대북 압박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확성기 설치를 재개한 것은 군이 언제든 북한을 겨냥할 수 있는 제재 수단을 확보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군은 2004년 남북 합의에 따라 94곳에 운영 중이던 확성기를 철거했었다. 따라서 이번에도 과거와 비슷한 수준에서 확성기를 설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연천군은 확성기 설치 지역과 인접한 상승관측소(OP) 승전OP 1ㆍ21침투로 열쇠전망대 태풍전망대 등 5곳 안보관광지에 대한 민간인 출입을 통제했다. 군 관계자는 "군 부대에서 7일부터 한 달 간 출입을 통제하라는 공문을 보내 와 협조하기로 했다"며 "다만 이들 지역과 관계없는 관광지는 출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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