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전 한국전쟁의 폐허에서 창간한 한국일보는 분단과 민주화, 산업화와 정보화 등으로 급변해온 한국 사회의 충실한 기록자였다. 격동하는 역사의 한복판을 지나며 갈등하는 우리 사회의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한국일보는 합리적 이성과 균형감각을 견지하며 여론을 선도하는 중도 신문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회적 공기(公器)로 그 사명을 다해왔다. 각계 인사들이 창간 56주년을 맞은 한국 유일의 중도 신문 한국일보에 축하 인사와 함께 깊은 애정과 믿음, 그리고 주마가편의 따끔한 격려를 전해왔다.
사설·논단 등 균형잡힌 건전한 비판 마음에 들어
▲ 이만섭ㆍ전 국회의장
나는 한국일보 평생 독자다. 1954년 6월 9일 창간일부터 애독하고 있다. 요즘도 매일 아침 신문 1면부터 끝까지 정독한다.
한국일보가 창간될 때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모였다. 당시 신문엔 신선한 맛이 있었다. 지금 한국일보는 다른 언론들과 달리 시시비비를 가리는 중립언론의 역할을 잘 하고 있다. 오늘날 사회는 보수와 진보로 갈리고, 언론들마저 양쪽으로 갈라져 있다. 신문과 신문이, 신문과 방송이 이해관계에 따라 싸우면서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오직 한국일보가 중립을 지키며 국민통합과 이념갈등 해소에 앞장서는 것에 나는 늘 고마워하고 있다. 한국일보가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 보도를 함으로써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언론에게 중요한 것은 이념이 아니라 과연 무엇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도움이 되는가이다. 그것이 언론의 유일한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
한국일보는 특히 사설과 논단, 1면 편집이 뛰어나다. 또 기자들이 '기자의 눈'을 통해 균형 잡힌 건전한 비판을 하고 옳고 그름을 가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마음에 든다.
권력의 유혹·억압 이겨내며 정론직필 본분 지켜
▲ 김형오ㆍ전 국회의장
한국일보는 반세기가 넘는 긴 세월 동안 시대와 권력의 유혹과 억압을 이겨내며, 정론직필의 사명을 꺾지 않고 언론의 본분을 지켜왔다.
편향되지 않은 중도적 시각과 균형 잡힌 안목으로 우리사회 공기(公器)로서의 역할을 다하며 언론의 정도(正道)를 걸어왔다. 어떤 역경 속에서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정의를 위한 고난의 길을 택했던 한국일보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언론은 사회의 거울이자 역사의 증인이다. 시대가 바뀌고 미디어 환경이 변해도 진실 보도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하는 언론 본연의 역할과 사명은 결코 변할 수 없다. 그래서, 불편부당(不偏不黨)한 시각과 날카로운 분석으로 우리사회 구석구석을 바로잡아온 우리나라 대표 언론 한국일보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리라 생각한다.
어린 시절부터 친숙하게 접해왔던 한국일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우리 사회를 굴절 없이 보기를 원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믿음을 전해 주기 바란다. 세상을 바라보는 맑은 창으로서 우리의 아침을 열어주기 바란다.
창간 56주년을 진심으로 축하 드린다.
독한 양념이나 인공 조미료 안넣은 담백한 신문
▲ 정몽준ㆍ한나라당 대표
중ㆍ고교 시절 서울 종로구 중학동 한국일보 사옥 신문게시판 앞을 자주 지나다니며 방금 인쇄된 한국일보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면 수가 얼마 되지 않아 20~30분이면 전체 신문을 다 읽을 수 있었다. 어린 학창시절이었지만 그때 한국일보를 보면서 국내외 세상 돌아가는 일을 배웠던 추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내가 보아온 한국일보는 이념의 분출 시대에도 고 장기영 창간발행인의 정신처럼 늘 중심잡기에 앞장서 왔다. 군사독재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도 권력이나 시장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불편부당이라는 언론 본연의 책임과 사명을 다해 왔다고 생각한다.
요즘 우리 일부 언론들을 보면 이념이라는 독한 양념에 중독돼 있는 듯하다. 이념의 색안경을 낀 채 시고 짜고 매운 양념에다 인공 조미료까지 듬뿍 쳐서 언론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한국일보는 독한 양념이나 조미료가 가미되지 않은 순수하고 담백한 맛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마치 집단 최면에라도 걸린 듯 우리 사회에 한번씩 광풍이 몰아칠 때에도 한국일보는 늘 꿋꿋하게 버티며 중심을 잡아왔다고 평가하고 싶다.
한국일보의 창간 56주년을 축하하면서 다시 한번 힘찬 비상(飛上)을 기대한다.
새로운 아이디어 제공하는 충전소같은 역할
▲ 정세균ㆍ민주당 대표
언론의 생명은 진실 보도에 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사실과 진실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해주는 메신저 역할을 하는 것이 언론 본연의 임무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일보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매우 작위적인 보도, 독자에 대해 적대적인 논조가 ??보도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일보는 중간자적 입장에서 오로지 진실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신문 지상에 나타난다. 그래서 한국일보를 보면 안심이 된다.
한국일보는 지성적이다. 독자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려는 포퓰리즘적 보도를 지양한다. 사설은 핵심을 짚고, 외부 칼럼은 정치인인 나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충전소와 같은 역할을 해준다. 아이디어에 목마른 나에게는 보고(寶庫)와 같은 곳이다.
한국일보는 보수신문이 아니다. 분명히 보수신문과는 달라야 한다. 한국일보가 지금보다는 좀더 적극적으로 진보의 목소리, 소외된 사람들의 바람을 대변할 필요가 있다. 적막한 한국의 언론문화 개선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창간 56주년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 드린다.
앞으로도 갈등 중재하고 조정하는 맏형 되어주길
▲ 진념ㆍ전 부총리
한국일보 평생독자로서 56년 동안 불편부당의 자세로 정론의 길을 걸어온 한국일보에 감사 드린다.
흔히 언론의 사명은 사실 전달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게 사회의 다양한 의견과 갈등을 화합으로 이끌어내고 국민이 함께 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일이다.
우리 사회는 성장을 거듭하면서 여러 가지 갈등을 분출하고 있는데, 그것이 봉합되지 않고 지속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안타깝다. 유감스럽게도 요즘 정치권과 언론들은 이 갈등을 통합으로 이끌기보다는 조장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갈등과 반목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된다. 어느 나라든 갈등이 없을 수는 없지만 관건은 그 에너지를 사회 발전의 동력으로 잇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듯 한국일보가 앞으로도 이 갈등을 중재하고 조정하는 맏형이 되어주길 바란다.
우리나라는 50년 전 세계 최빈국에서 이제는 세계가 감탄할 만한 수준의 산업화를 이뤄냈고 남부럽지 않을 민주화도 이뤄냈다. 언론이 그 에너지와 넘치는 열정을 한 데 모으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준다면 한국이 선진국이 되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정정당당한 신문 한국일보가 그 시기를 더 앞당기는 역할을 하는 데 우뚝 서길 바란다.
편향성 심한 우리 언론환경서 유일한 중도신문
▲ 박승ㆍ전 한국은행 총재
진보는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것, 보수는 기존 질서를 유지코자 하는 것이다. 이 둘의 조화는 음ㆍ양의 조화가 자연의 기본 질서이듯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이자 사회 발전의 두 바퀴라 할 수 있다.
진보와 보수는 서로 상반된 개념이면서도 견제와 조화를 이뤄 사회발전을 끌어가야 한다. 이 균형이 깨지면, 진보가 강할 경우 사회는 혼란에 빠지고, 보수가 강할 경우에는 정체되기 쉽다.
우리나라는 6ㆍ25 전쟁을 겪으면서 동반자 관계여야 할 진보와 보수가 반목하며 오랫동안 서로를 극복의 대상으로 여기며 지내왔다. 이는 한국 특유의 비정상적인 사회현상이다. 이제 선진국을 지향하는 단계에서 원상 회복이 필요하다. 바로 중도를 중심으로 보수와 진보가 대화하는 것, 중도를 몸통으로 보수와 진보가 양날개처럼 조화ㆍ협력ㆍ이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신문은 여전히 불행한 과거의 틀에 얽매여 있다. 보수신문은 진보적인 사건을 취급하지 않고 진보신문은 보수를 제대로 다루지 않는 편향성이 심하다. 선진국에도 보수와 진보신문이 있지만 그 색깔은 사설에서 나타나는 것이지 팩트를 다루는 기사는 똑같이 보도한다. 한국이 선진화하는 데 우리 언론이 해줘야 할 가장 큰 역할은 보도의 객관성을 갖추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도신문 자체가 드문 우리 언론 환경에 한국일보는 유일한 중도신문이라고 생각한다.
균형추같은 존재… 사회의 공기로서 책무 다 해주길
▲ 손경식ㆍ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국일보의 창간 56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1954년 국내 언론 사상 최초로 상업지를 표방하며 창간된 한국일보는 정론과 직필로 온 국민의 깊은 신뢰와 사랑을 받아 왔다.
특히 한국일보의 편향되지 않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는 언제나 우리 사회의 균형추 역할을 다해왔다고 생각한다.
최근 우리 사회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경제 또한 회복의 청신호가 켜졌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그런 점에서 독자들의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한국일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도 불편부당(不偏不黨)이라는 이름으로 지켜온 한국일보의 중도 정신을 더욱 발전시켜 공기(公器)로서의 책무를 다해 주기 바란다.
위기마다 길잡이… 글로벌 미디어로 도약 기대
▲ 유석렬ㆍ삼성토탈 사장
한국일보 창간 56주년을 진심으로 축하 드린다.
그 동안 한국일보는 국내 대표적인 종합일간지로서 편향되지 않은 시각을 통해 묵묵히 중도언론의 길을 걸어오며 우리 나라의 발喚?화합에 기여해 왔다.
특히 사회 전반의 문제를 정확하고 깊이있게 다룬 기사들은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국론이 분열되는 위기를 겪을 때마다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올곧은 길잡이가 되어왔다.
지금 우릭사회는 유럽에서 촉발된 경제위기와 북한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 전 국민이 한 마음으로 협력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중도언론으로서 한국일보가 그 역할을 다해주리라 믿는다.
화합하면 모든 일이 잘된다는 뜻의 화만사성(和萬事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창간 56주년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화합하고 단결하는 화만사성의 선진사회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한국일보가 중추적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해 본다.
다시 한 번 한국일보의 창간 56주년을 축하 드리며,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미디어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
다가올 시대의 요청·사회의 요구 부응하리라 믿어
▲ 박원순ㆍ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먼저 한국일보의 창간 56주년을 축하 드린다. 벌써 반세기가 지났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동안 내가 보아온 한국일보는 사회의 나침반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온 뿌리깊은 전통의 신문이라 생각한다.
지금 언론의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먼저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인터넷신문 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사회 비판에 앞장서야 할 언론, 특히 종이신문 전체가 위축되고 있다.
언론의 역할 또한 위기를 맞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독자의 언론에 대한 불신은 높아져가고 있다. 언론 역시 이러한 독자의 불신을 키우고 있는 측면이 있다. 사회적 공기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보다 사주나 특정 이해관계에 얽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한국일보는 이러한 비판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운 신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으로의 역할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끊임없이 닥쳐올 위기와 도전을 극복하며, 새롭게 다가올 시대의 요청과 사회가 요구하는 언론의 방향으로 한국일보가 발전해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다시 한 번 한국일보의 창간 56주년을 축하하며 앞으로 반세기를 넘어 한세기로 나가는 한국일보가 되길 바란다.
문명의 선기능 활성화로 사회 품격 향상에 앞장을
▲ 서영훈ㆍ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이사장
한국일보 창간 56주년을 진심으로 축하 드린다.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온 나라가 잿더미 위에 놓였던 1954년, 한국일보는 '춘추필법의 정신, 시비가 분명한 공정 보도, 불편부당의 자세'를 사시로 삼아 고고일성을 울렸다.
한국일보의 탄생과 성장은 전후 이 민족이 고난을 딛고 성장한 역사와 궤를 같이 해왔다. 이 때문에 우리사회에 요구되는 공기(公器)로서의 언론의 상을 잘 보여주는 한국일보는 전쟁의 참화에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자 했던 이 민족의 꿈과 함께 해왔다고도 볼 수 있다.
창간 이후 56년 동안 한국일보는 성장의 족적을 통해 창간정신 구현에 기울인 노력을 국민으로부터 인정받는 언론으로 자리매김해왔다. 백가쟁명의 보혁 대립과 지역갈등으로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지는 오늘의 현실에서 한국일보의 역할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국정과 민심을 주밀하게 살피고 선별해서 공정보도에 앞장서는 매체가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문명사를 조망하는 큰 시야를 통해 문명의 역기능을 제어하고 선기능을 활성화해 우리사회의 품격을 높이는 데 앞장서주기를 바란다.
중도는 시대의 삶… 이상과 현실 사이 과제 풀어야
▲ 고은ㆍ시인
저 50년대 전후의 폐허에서 태어난 한국일보는 할 일 많은 청초의 운명으로 창간 56년의 세월을 관통했다.
나는 산중에서 서울로 오자마자 한국일보의 필자가 되었고 독자가 되었다. 중학동의 삐걱거리는 나무계단을 몇 번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리고 그 본사 건물은 어느날 밤의 화재로 잿더미가 되었어도 신문은 거르는 일이 없었다.
그 잿더미를 치운 자리에 육중한 새 건물이 들어섰다. 사주 장기영의 특징은 그 주위에 온갖 가능성들이 몰려다니는 것이었다. 인재의 숲을 이루었다. 그 전후의 찬란한 지적 근거지는 이윽고 산업시대의 생활문화를 개척했다.
오늘날 한국일보가 표방하는 중도 언론의 의지도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중도만큼 성공하기 어려운 것도 없다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그것만이 사회적 역사적 균형의 척도이기 때문에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중도는 철학이나 종교의 탁상담론이 아니라 시대의 삶이 되어야 한다. 한국일보의 중도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이런 과제이다. 창간 56주년을 축하한다.
냉철해도 따뜻한 체온 느끼게 하는 '쿨한 미디어'
▲ 한승헌ㆍ변호사, 전 감사원장
한국일보의 창간 56주년을 축하한다.
무릇 언론은 민주주의와 사회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 사회적인 갈등을 조정하고, 공익(公?을 추구해야 함은 언론의 당연한 소임이다. 한국일보는 이러한 측면에서 그 동안 언론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기억하는 한국일보는 언제나 정치적인 편식과 언론의 특권, 횡포를 거부하는 체질을 가지고 있었다. 차선을 무시하고 질주하는 난폭운전으로 국민을 두려움에 떨게 하던 일부 매체와는 달리 정도(正道)를 걷는 언론매체였다.
나는 한국일보를 쿨(cool)한 미디어라고 부르고 싶다. 과열하지 않고, 차분하고 냉철하지만 독자들은 따뜻한 체온을 느끼게 하는 매체라 생각한다. 따뜻함 속에는 당연히 설득력과 신뢰가 있다. 논조에 변덕이 없고, 일관되고 주관 있는 중용의 목소리를 내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나는 한국일보에 또 다른 기대를 걸고 있다. 과격한 정치논쟁을 부추기고 이를 이용하는 매체들과는 다른 길을 가기를 바란다. 그 동안 걸어왔던 차분하고 중도적인 논조를 일관되게 걷기를 기대한다. 항상 스스로를 돌아보는 모습도 기대한다. 다시 한 번 창간 56주년을 축하한다.
창간부터 이어져온 투철한 실험정신 복원하길
▲ 원용진ㆍ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한국일보가 큰 발걸음을 뗀 1950년대 중반은 참으로 어려운 시기였다.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는 벌거숭이 시대였다. 그럼에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실험을 한국일보는 행했다. 최초의 기자연수제도, 위성전송 시스템, 어린이신문, 방송, 컴퓨터화 등. 실험의 성공은 자사는 물론 언론산업 전체로까지 자양분을 넘겨주었다.
하지만 아쉬움이 든다. 실험정신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 따른다. 한국일보를 대신해 실험정신을 보여줄 만한 곳도 보이지 않아 더 많은 아쉬움이 든다. 신문 만들기가 어려워졌다는 시기를 맞아 그 아쉬움은 더 커 보인다. 그 어려운 시기에도 발휘했던 실험정신을 복원하길 절실히 요청해본다.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가 반드시 신문에 불리하게만 작용하진 않을 것이다. 투철한 실험정신은 생태계 변화를 호기로 만들어줄 수도 있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이끌어온 리더십의 회복으로, 신문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갈 자신감을 형성하는 한국일보가 되었으면 한다.
실험을 행하며 리더십을 발휘하는 56세. 이 시대에 어울리는 나이 값이리라 믿으며 한국일보에 기대를 건다.
사람 사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신문이라 생각
▲ 최태지ㆍ국립발레단 예술감독
한국일보 창간 56주년을 축하드립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일보와의 가장 직접적인 인연은 지난 1999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금은 작고하신 저희 어머니에게 '장한 어머니상'을 수여했을 때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였습니다. 그 뒤로도 한국일보를 통해 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무대에서만큼이나 수많은 이야기를 무대 밖에서도 나누곤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재일동포로 살아왔던 제가 한국에서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어머니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던 만큼, 한국일보와 했던 어머니에 대한 인터뷰는 제게도 한국에서의 삶에 큰 이정표를 찍는 것과도 같은 의미였습니다.
이후에도 국립발레단의 대중화를 위해 공연장에 찾아와주고 함께 고민해주었던 한국일보 기자들을 다 감사한 마음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국일보를 읽다 보면 언제나 정치적인 흐름에 휩쓸리기보다는 사람 사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신문, 한결같이 올곧은 길을 걷는 언론이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우리 사회의 사람 사는 모습을 진실하게 담아내는 것은 물론 예술계 발전을 위해 항상 애써주는 언론이 되기를 바랍니다.
새벽마다 한국일보를 읽는 시간이 있었기에…
▲ 신경숙ㆍ소설가
창간 56주년을 맞이하는 한국일보… 축하합니다.
내게 한국일보는 이십대부터 소통의 창문이었습니다. 앞날이 불안하고 흔들릴 때마다 신문을 읽는 시간이 늘어나곤 했었죠. 아마도 신문에 들어있는 세상 사람들의 소식에 마음을 의지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지금의 나에게도 신문은 순간순간 영감을 주고 몸을 움직이게 하고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어느덧 일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지요. 오랫동안 새벽마다 한국일보를 읽는 시간이 있었기에 마음이 얼어붙는 것 같은 충격적인 사회적인 사건과 뉴스들 앞에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쉰여섯 살이 된 한국일보! 앞으로도 그 동안의 연륜과 저력으로 때론 매섭고, 때론 품어 안는 큰어머니 같은 신문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꾸준한 세계적 수준의 문화예술 행사 '뚝심'에 박수
▲ 이상봉ㆍ패션디자이너
오랫동안 한국일보의 독자였으되 한국일보의 진면목을 알게 된 건 지난 해 'Fashion & Passion'이라는 칼럼의 필자로 신문 제작에 참여하면서였다. 패션디자이너로서 나의 주된 관심사는 아무래도 문화예술 분야이지만 신문을 정독하면서 한국일보가 문화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부분에 관하여 독자의 입장에서 기본에 충실한 보도를 하는 신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독자의 가려운 곳을 먼저 긁어주고 다양한 세상사에 관하여 균형된 시각을 제공하는 지면들은, 편을 가르지 않고도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세계관을 보여준다.
특히나 관심을 갖고 읽는 패션 분야는 라이프스타일 시대에 걸맞은 다양한 분석과 트렌드 기사로 독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때로는 쓴소리로 자극을 주고 어깨를 두드려 격려하면서 우리에게 희망을 주기도 한다.
또 한국일보는 전통적으로 문화예술 분야에 강한 신문이다. 피카소, 반 고흐, 로댕 전 등 세계적 수준의 문화예술 전시를 꾸준히 개최하는 한국일보의 뚝심,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최상의 문화예술 향수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그 자부심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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