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의 21세기 경제 신대륙 개척이 가열차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경제의 구대륙이 위기의 늪에 빠져 휘청대는 사이 남미와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이 경제 신대륙으로 부상하고 있고, 우리 기업들이 이곳에서 성공 신화를 창조하고 있다. 오랫동안 변두리로 인식돼온 남반구의 신대륙과 북반구의 틈새 시장들을 도전 정신으로 개척하고 나선 한국 기업들은 황금의 땅 '엘도라도'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곳은 인구 1억9,000여만명의 자원 대국, 브라질. 유전 발견 등이 잇따르며 1분기에 무려 10%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브라질은 2014년엔 월드컵, 2016년엔 올림픽도 개최한다.
이러한 특수에 힘 입어 헬기를 타고 백화점 쇼핑을 하는 부유층이 등장하고, 소비 성향이 강한 신중산층도 확대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브라질 시장의 승자는 다름 아닌 LG전자와 삼성전자 등의 한국 기업이다. 두 기업은 외국 전자업체들을 압도하며 가전 및 휴대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와 SK에너지, 포스코, STX, 효성, 동국제강 등도 브라질 시장에 승부를 걸고 나섰다. 유두영 삼성전자 중남미 총괄(전무)은 "앞으로 10년간 브라질 경제는 사상 최대 호황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중국과 인도에 비해 잠재력과 기회 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월드컵으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남아공을 중심으로 한 아프리카도 신중산층인 '블랙 다이아몬드'가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부상하며, 우리 기업들의 레이더에 포착되고 있다. 원유와 각종 광물자원들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 정부가 인프라 건설로 경제를 일으키자 내수 소비층이 형성되고 있는 것.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전자 상가 '다이온 와이어드'의 매장 직원 레보 컨스탄스(32)씨는 "이전에는 삼성전자 TV나 LG전자 휴대폰을 사러 오는 고객 대부분이 백인들이었으나 최근에는 흑인 중산층이 부쩍 늘었다"며 "이들을 겨냥한 중ㆍ저가대의 전문 코너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아시아의 거인 카자흐스탄과 남아시아의 맹주 인도, 유럽의 공장이 된 체코와 헝가리도 우리 기업들이 선전하는 경제 신대륙이다. 그러나 선진국 도약을 위해선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프론티어마켓으로 진출,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김두영 KOTRA 상파울루 무역관장은 "1492년 신대륙을 발견한 것은 콜롬버스였지만 21세기 경제 신대륙 개척의 주인공은 한국 기업들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가 창간 56주년을 맞아 우리 기업들의 지구촌 생산 현장 등을 찾아가, '2010 한국기업 월드리포트'를 연재하는 이유다.
상파울루(브라질)=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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