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X 리더들
STX그룹은 2001년 창립 이래 조선ㆍ해운분야를 중심으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성장신화를 일궈냈다. 또 전체 매출의 90%를 해외에서 달성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기도 하다. 2008년 금융위기가 몰아치면서 지난해 적잖은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오히려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전체 사업영역을 조선기계ㆍ해운무역ㆍ플랜트건설ㆍ에너지 등 4대축으로 정립하면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오늘의 STX그룹은 강덕수 회장의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아니고선 설명이 어렵다. 강 회장은 청춘을 바친 회사가 어려움에 빠지자 2001년 4월 사재를 털어 이를 인수한 뒤 맨손으로 STX그룹을 일궈냈다. 대동조선(현 STX조선해양)과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등을 인수할 당시 주변에선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그는 조선ㆍ해운분야의 성장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리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강 회장은 이어 주력업종인 조선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설립한 STX중공업과 STX엔진, STX엔파코 등은 물론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설립한 STX건설, STX 솔라 등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키며 STX그룹을 재계 10위권을 넘보는 위치까지 성장시켰다. 여기에는 세계 시장의 흐름을 읽는 눈, 치밀한 분석과 전략적 판단, 과감하고 단호한 실행 등 3박자가 갖춰진 그의 경영마인드가 바탕이 됐다.
강 회장의 인재 사랑은 남다르다. 글로벌 인재를 키워내야 그룹의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위상도 강화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이 때문에 그는 매년 대졸 신입사원 공채 때마다 최종면접에 빠짐없이 참석한다. 공채 규모가 컸던 지난해에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꼬박 1주일을 면접에 할애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그룹의 미래를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찾는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좁은 국내시장에서 몇 등이냐를 다투지 말고 광활한 해외시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프리카 가나에서 추진중인 100만호 주택 건설 프로젝트는 그가 그리는 미래전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희범 에너지ㆍ중공업부문 총괄 회장은 에너지 및 자원개발, 플랜트 등 그룹의 신성장동력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산업자원부 장관과 무역협회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3월 STX그룹에 전격 합류한 이 회장은 국내 산업계 전반에 걸친 경륜과 전문성, 중동 등 자원부국과의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통해 STX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적임자로 꼽힌다.
그룹 지주사와 해운부문을 총괄하는 이종철 부회장은 합리적인 판단력을 갖춘 지장이자 해운업계 최고의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국내기업 최초 싱가포르 상장, LNG운반사업 진출 등으로 STX팬오션을 해운업계의 강자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1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는 강 회장이 지주사인 ㈜STX의 경영을 모두 맡길 만큼 신임이 두터운 최측근 동반자이기도 하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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