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의 리더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던 대형마트 업계가 연초부터 업체간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이며 떠들썩하더니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시발점은 '신 가격정책'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신세계 이마트로, 그 중심에는 정용진 부회장이 있다.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새로운 총괄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 부회장은 글로벌 유통기업 도약을 위한 핵심경쟁력 확보를 위해 취임 초부터 임직원에게 "업(業)의 본질 회복"을 주문했다.
"어느 업태와 경쟁업체를 막론하고 질 좋은 상품을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체질을 갖춰 고객가치 극대화를 실현하겠다"는 올해 정 부회장의 신년사에서도 알 수 있듯 그의 지시에 따라 신세계의 할인점 경쟁력 강화 전략이 공격적으로 시행된 셈이다. 이 같은 가격 인하로 대표되는 업의 본질 회복을 위해 신세계는 올 한해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백화점 부문의 경우는 "모든 점포를 지역 1번점으로 도약시킨다"는 게 정 부회장의 계획이다. 특히 외형뿐이 아닌 명실상부한 1등 백화점으로 거듭나기 위해 마케팅과 고객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수반돼야 한다고 믿는 그는 최근에는 트위터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예컨대 그가 스마트폰 이용 고객의 편의를 돕게 될 백화점 점포 내 와이파이존 구축 계획을 밝히는 소통의 통로로 이용한 게 바로 트위터였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해 신세계는 백화점부문 조직개편을 통해 고객서비스팀을 고객서비스담당으로 격상시키고, 마케팅담당과 고객서비스담당을 산하에 둔 고객전략본부를 신설해 부사장급 본부장이 마케팅과 고객서비스를 총괄토록 했다.
중국 시장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정 부회장은 중국 이마트를 신세계의 차기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 아래 중국 이마트의 지속적인 점포 출점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가 내수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올해도 최근 오픈한 상하이 차오바오점을 비롯해 중국에 6~7개의 점포를 새로 열 계획이다. "중국 이마트를 2014년까지 현재 25개에서 60여개 점포로 확대, 2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해 중국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게 그의 목표다.
한편 신세계는 정 부회장과 함께 그룹의 양대 축인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의 대표이사가 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해냄으로써 오너 경영체제와 전문경영인 체제의 조화를 이뤄 나가고 있다.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새로 선임된 박건현 백화점부문 대표는 마케팅과 영업부문을 두루 역임한 '영업통'으로 백화점 신규 점포 출점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박 대표는 세계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신세계 센텀시티의 초대 점장을 지냈으며 올해는 광주신세계, 경기점 등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최병렬 이마트 부문 대표는 이마트의 판매담당과 신세계푸드 대표를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이마트 대표를 맡고 있다. 이마트의 신 가격정책을 선보인 주역 중 한 명으로, 회사의 새로운 도약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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