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팍스콘 및 혼다 공장의 연쇄 임금인상은 중국 산업 구조 개편의 신호탄인가.
미 뉴욕타임스(NYT)는 7일 저임금의 중국 노동시장에 최근 임금인상 붐이 일면서 세계 공산품 가격의 연쇄상승이 우려된다며 "중국이 이끌어 온 저임금, 저물가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지난 20여년 동안 중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저임금이라는 중국 노동시장의 호조건을 맘껏 누려왔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임금인상 움직임에 수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형투자기관인 크레딧 스위스의 이코노미스트 동타오는 "가격 인상은 기업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결국 기업들은 중국의 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최종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공산품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중국경제의 고속 성장에 따라 식료품과 주택가격 등 식생활 비용이 상승했으나, 200달러 안팎의 월급을 받는 노동자가 구매력을 갖지 못하는 점을 임금인상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중국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점을 꼽고 있다. 중국 정부가 빈부 격차 완화는 물론, 국내 소비 촉진을 유도하기 위해 임금인상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노동집약적 공산품의 수출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첨단 고부가 가치제품 생산국으로 변신을 꾀하기 위해 과감한 임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피에트라 리볼리 조지타운대 국제경제학 교수는 "임금인상으로 의복과 같은 저가제품 공장은 베트남, 방글라데시 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면서 "스마트폰과 같은 고급 전자제품 공장만 중국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저임금, 저물가 시대의 종말은 다시 말해 중국이 '세계의 값싼 공장'에서 벗어남을 의미한다.
한편, 중국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올들어 장쑤(江蘇)성을 시작으로 저장(浙江), 광둥(廣東), 푸젠(福建), 상하이(上海) 등 중국 전역에서 최저 임금인상이 잇따르고 있다며 그 폭이 최소 10% 이상이고 20%를 넘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또 각 성ㆍ시가 해당 지역 내 경제발전 수준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 폭을 달리해 전체적으로 실질소득 수준이 비슷해지도록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