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의 리더들
포스코에게 지난해는 창사 이래 가장 힘든 시기였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역량을 재발견한 시기이기도 하다. 올해 초 선포한 미래비전 ‘포스코 3.0’은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이자 종합소재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창업기와 성장기를 지나 올해부터 도약을 이뤄내자는 포스코 3.0의 중심 인물은 정준양 회장이다. 그는 지난해 사상 최악의 불황 속에서 글로벌 철강사들이 감산과 적자에 허덕일 때 비상경영체제 구축과 1조원 이상의 원가절감을 통해 3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올해는 미래의 기회를 선점하자는 취지에서 사상 최대인 9조원의 투자비를 책정했고, 최근 대우인터내셔널의 성공적 인수로 작은 결실을 맺었다.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창조적 혁신을 더하자”는 정 회장의 경영철학은 열린경영ㆍ창조경영ㆍ환경경영으로 요약된다. 매달 정기적으로 직원들과 격의없는 대화에 나서고, 인터넷 세대와 거리를 좁히기 위해 ‘CEO블로그’도 개설하는 등 소통과 신뢰를 강조한다.
정 회장은 기존 사업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접근하는 창조적 전환 능력을 미래 경쟁력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그가 ‘놀 줄 아는 포스코인’을 강조하는 이유다.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 위치한 창의놀이방 ‘포레카’는 창조경영에 대한 그의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통적 굴뚝산업의 한계를 뛰어넘는 환경경영 의지도 대단하다. 지난해 7월 ‘범포스코 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철강을 대체할 수 있는 알루미늄ㆍ티타늄ㆍ마그네슘 등 소재 개발과 연료전지ㆍ태양광ㆍ소수력ㆍ풍력발전 등 다양한 그린에너지 사업도 추진중이다.
정 회장은 올해 취임 2년차를 맞이하면서 신성장 투자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마케팅과 생산조직을 통합해 책임경영 체제를 갖췄다. 또 글로벌 철강 네트워크 구성과 자원개발 및 에너지사업 등을 전략 사업군으로 육성하는 한편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다.
그룹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최종태 사장은 입사 후 인사ㆍ교육 및 경영기획 분야를 섭렵하며 포스코의 인재경영을 이끌어왔다. 또 중소기업과 상생경영에도 높은 관심을 쏟아왔다. 최근에는 변화와 혁신의 전도사를 자임하며 포스코 3.0 구현을 위한 경영기획ㆍ재무ㆍ인사ㆍ혁신을 총괄하고 있다.
경영지원을 책임지는 박한용 부사장은 마케팅ㆍ홍보ㆍ감사ㆍ인력자원실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 3월 출자사인 포스데이타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포스콘과 합병을 진두지휘해 포스코ICT의 출범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뒤 올해 초 친정으로 복귀했다.
스테인리스사업부문장인 오창관 부사장은 포스코 내에서 현장형 마케팅 전문가로 통한다. 마케팅전략과 공정혁신(PI) 부문, 포항제철소장 등을 역임하는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하며 국내ㆍ외 마케팅을 총괄하는 마케팅부문장을 역임했다.
김진일 탄소강사업부문장(부사장)은 현장형 혁신 리더로 평가받는다. 제강부와 공정출하부, PI실 등 입사 후 줄곧 생산현장을 지켰다. 지난해 포항제철소장 재직시 정 회장이 강조한 원가절감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권영태 원료구매실장(부사장)은 석탄팀장과 원료실장 등을 거쳐 호주와 캐나다 등 주요 원료수입국에서 근무한 원료전문가다. 석탄과 철광석, 제강원료 등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원자재가격 흐름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다.
김상영 부사장은 경영기획과 투자관리, 대외협력 등을 거친 뒤 홍보를 맡아 정 회장 취임 이후 신뢰와 소통으로 대표되는 포스코 기업문화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브랜드관리위원회를 출범시켜 포스코의 브랜드 가치 제고에 전념하고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