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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 용! 허리 펴고 발톱을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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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 용! 허리 펴고 발톱을 세워라

입력
2010.06.08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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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허정무호’의 운명을 좌우할 그리스전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축구의 미래’ 기성용(셀틱)의 임무가 막중하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은 7일 밤(이하 한국시간) 올림피크파크 경기장에서 실전을 가상한 전술 훈련을 실시하며 그리스전 전력 운용의 폭을 짐작하게 했다.

허 감독은 4-4-2 포메이션으로 그리스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수 연결 고리의 중책은 기성용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전에서 기성용이 담당할 1차 임무다.‘야전 사령관’으로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가고 수비 시에는 1차 저지선 노릇을 해야 한다.

허 감독은 지난달 ‘월드컵 본선 체제’로 본격 전환한 후 중원 운영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4-4-2와 4-2-3-1 포메이션을 테스트하며 여러 선수를 테스트했다. 그 중심에는 항상 기성용이 있었다.

소속팀에서의 장기 결장으로 기성용은 정상 컨디션을 보이지 못했다. 예전만 못한 경기력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그러나 허 감독은 기성용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월드컵 예비 엔트리 발표 후 치른 네 차례의 평가전에 모두 선발 출전한 중앙 미드필더는 기성용이 유일하다.

부진하던 기성용에게 스페인과의 마지막 평가전은 슬럼프 탈출의 계기가 됐다. 특히 후반전 4-2-3-1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된 후 날카로운 공격력이 돋보였다. 그리스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다. 스페인전에서의 활약으로 기성용은 그리스전 ‘야전 사령관’으로 낙점 받은 듯 하다. 허 감독은 7일 훈련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처음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보다 좋아졌다.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반등세로 돌아선 기성용의 기를 북돋았다.

기성용이 그리스전에서 맡아야 할 2차 임무는 ‘일격 필살’의 시발점이다. 허 감독은 7일 훈련에서 세트 피스 공격 전술을 반복해서 가다듬었다. 기성용은 프리킥과 코너킥 상황에서 전담 키커로 기용됐다. 그리스전 세트 피스 전술의 성패는 기성용의 발 끝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에게 주어질 무거운 책임을 기성용 스스로도 절감하고 있는 듯 하다. 그는 7일 인터뷰에서 “골 욕심을 버리고 공격수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며 수비에도 신경을 쓰겠다. 세트 피스 키커로서 강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고 그리스전에 대한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루스텐버그(남아공)=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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