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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CUP/ 아 유 재팬? 차이나? 16강으로 코리아 알려라!

입력
2010.06.0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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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유, 재팬?, 프럼 차이나?"

지난 5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도착한 뒤 줄곧 받았던 질문이다.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 택시 혹은 호텔 '삐끼'들은 "일본 사람이냐. 어딜 가느냐"라고 물어보며 기자에게 접근했다. 그 때마다 고개를 저으며 "일본도 중국인도 아니다"라고 답했지만 한국인이냐고 되묻는 남아공의 흑인들은 없었다.

한국이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하고 이를 위해 취재 온 미디어팀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는데 한국이라는 단어를 내뱉지 않는 현지인의 모습에 그저 실망스러웠다.

더반에 도착한 뒤에도 현지인들의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숙소에 도착하니 벨보이가 "일본인이냐"고 다시 묻는다. 순간 짜증이 물밀듯이 올라왔다. 현지인들은 "도대체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긴 아는 걸까"라는 의구심이 생겼다. 숙소에는 버젓이 태극기가 게양돼 있어 기자의 마음은 더욱 착잡했다.

급기야 현지인들이 한국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궁금해 한국 교민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말문이 막히는 답변이 돌아왔다. "여기에 사는 흑인들은 중국 안에 한국이 있는 줄 안다. 아무리 설명해도 한국이 다른 나라인줄 모른다.

네덜란드계 백인으로 남아공에 뿌리를 내린 아프리카인들은 그나마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 때문에 한국이라는 나라를 인식하고 있다." 더반에는 한국 교민이 100명 정도 살 뿐이고 인도와 중국인이 대부분이라고 해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미디어 숙소의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연히 남아공 기자들을 만났다. 그들 역시 "일본 기자냐"고 물어왔다. 아니라고 답하자 "그럼 한국이냐"라고 반응했다. 기자들이라 한국이 이번 월드컵에 출전하는 국가인지는 아는지 처음으로 '한국인 대접'을 받긴 했지만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들이 이어 내뱉은 말로 인해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한국은 일본보다 축구를 못하지 않냐. 조별리그 통과도 어려울 것"이라고 야유를 보낸 것. "무슨 소리냐"라고 항변하며 2002년 한일월드컵의 개가와 현 대표팀의 전력을 자신 있게 소리치려 했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말았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을 겪고 나자 '코리아 홍보'에 대한 필요성이 느껴졌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4강 신화는 국가 이미지 제고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이렇듯 모든 현지인들의 시선이 집중된 남아공월드컵에서의 좋은 성적이 '한국 홍보'를 위한 최상의 방법이 아닐까. 한국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목표를 이뤄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생겼다.

더반(남아공)=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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