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발사대로 이송된 나로호는 일단 기립하는데 성공했지만 이후 일정은 8일 오전이 돼야 확실해진다. 이송 후 점검과정에서 생긴 기술적 문제가 일으켜 세우기 전에 일단 해결되긴 했지만, 기립한 뒤에도 계속 점검을 통해 문제 해결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문제가 해결되면 예정대로 8일 최종 리허설과 9일 발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이상 여부가 감지되면 발사는 늦춰질 수밖에 없다.
기립 지연 이유는 전기연결
기립 전 점검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곳은 이륙 전까지 발사체의 상태를 확인하는 전기장치인 지상측정시스템(GMS) 가운데 일부분인 '케이블 마스트'다. 커다란 기둥처럼 생긴 이 구조물 안에는 수많은 전선 다발이 들어 있다. 이들 전선이 서로 발사체와 정확히 연결돼야 각 부품이 발사대와 전기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고, 발사대는 이 신호를 지상 관제소까지 보낼 수 있다.
이날 나로호 이송 후 점검과정에서 1단 로켓과 케이블 마스트 간 전기신호 전달이 불안정한 현상이 발견됐다. 나로호의 핵심 몸체와 발사대 사이의 '소통'에 문제가 생긴 것. 항우연은 "연결 부위를 분리, 점검하고 재조립해 불안정 현상을 해결했다"며 "이 조치가 적절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기립이 완료된 뒤 야간에도 계속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이블 마스트는 발사체가 우주를 향해 이륙한 직후 발사체와 분리된다. 케이블 마스트가 붙어 있는 동안에는 발사체와 발사대가 유선으로 신호를 주고 받다가 분리된 다음부턴 무선 교신체제로 들어간다.
외국에서는 발사 전엔 우주발사체와 케이블 마스트를 분리해 뒀다가 발사체가 발사대로 이송되기 직전에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로호 역시 마찬가지다. 미리 연결해두면 오작동이나 손상의 위험이 있어서다. 이 때문에 케이블 마스트 연결 후 발사체와 발사대 사이에 정확한 신호가 제대로 안 들어오는 경우가 간혹 발생했다. 유럽의 발사체 '아리안'이 바로 이 문제 때문에 발사를 약 2주간 연기한 적이 있다.
발사체와 케이블 마스트의 신호가 맞지 않는 원인은 여러 가지. 제작 주체가 다른 경우가 대표적이다. 나로호는 1단 로켓은 러시아가, 발사대 시스템은 한국이 만들었으니 이 경우에 해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케이블 마스트 일부 부위에 얼음이 생기는 등 자연조건에 따른 원인도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윤웅섭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케이블 마스트 연결 문제는 드물지만 단순한 오작동"이라며 "전선 하나하나를 다시 꼼꼼히 맞춰 연결하면 해결될 문제로 발사 전체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이른 시간 내에 해결되면 8일 최종 리허설(모의연습)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그러나 해결점을 찾지 못하면 아예 발사를 늦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당초 기상조건 등을 고려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기구(IMO), 관련 국가들에 통보한 발사예비일은 오는 19일까지다. 이 안에 2차 발사를 다시 시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발사대서 3km 반경 출입통제
최종 리허설을 앞둔 나로우주센터는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기 시작했다. 발사를 진두지휘하는 발사통제동(MCC) 건물은 발사대에서 2km에 있다. 발사대를 중심으로 MCC까지의 거리인 반경 2km 이내에는 기술진과 VIP의 출입만 허용된다. 또 반경 3km까지는 육상경계구역으로 설정됐다. 만약의 폭발이 일어났을 경우 압력과 비산물에 의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 구역 내 도로에는 검문소가 겹겹이 설치돼 일반인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발사 당일인 9일 발사대에서 반경 3km 내 바다는 해상경계구역이 된다. 발사 약 6시간 전부터 본격 감시를 시작하고 발사 약 4시간 전부터는 항해와 조업을 규제한다. 발사 약 3시간 전부터는 나로호 비행 방향의 해역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고, 발사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선박의 항해와 조업은 전면 금지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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